뺨을 맞은 뒤 얼굴을 감싼 정리쥔 문화부장 [유튜브 캡처]
뺨을 맞은 뒤 얼굴을 감싼 정리쥔 문화부장 [유튜브 캡처]

22일 오후 대만 수도 타이베이 산완트호텔에서 열린 ‘연예인 신년 응원회’ 자리에서 대만 문화부장(장관) 정리쥔(鄭麗君·49)이 원로 여가수 정후이중(鄭惠中·67)에게 뺨을 맞았다.

당시 정 부장은 다른 연예인들과 환담 중이었고 원로 가수는 갑자기 다가와 정 부장의 뺨을 때리고 아무 말 없이 가버렸다.

정 부장은 깜짝 놀란 상태에서 아무 말없이 한동안 자신의 뺨을 감쌌다.

이후 이 가수는 “원래 두 대를 때리려고 했다. 수개월동안 생각해왔다”며 “그가 오늘 마침내 와서 이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대만 때렸으니 많이 봐준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수는 “그가 중정기념당(장제스 총통 기념당)을 없애려 한다”며 “앞 사람이 나무를 심으면 뒷 사람은 그늘에서 쉴 수 있는 것(前人種树, 後人乘凉)”이라는 속담을 인용했다.

원로 여가수 정후이중 [유튜브 캡처]
원로 여가수 정후이중 [유튜브 캡처]

그러면서 “그는 조금의 감사하는 마음도 없는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이 가수는 1980년대 대만 대표 섹시 가수로,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중화통일촉진당의 당원이다.

정 장관은 대만 독립 성향인 현 정부에서 '장제스 전 총통 지우기' 작업을 이끄는 인물이다. 1949년 공산당에 패퇴해 대만으로 건너간 장제스는 1975년 숨질 때까지 집권했다.

그러나 현 민진당 정부는 장제스를 '중국 대륙에서 건너온 독재자'로 재정의하며 흔적을 지우는 한편 '탈(脫)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친중국 성향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하오룽빈 부주석은 "정부가 중국 지우기로 민중에게 산 원한이 표출된 것"이라 했다.

반(反)중국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장관이 뺨 맞는 영상을 봤다. 권위주의 시대에 그렇게 행동했다면 결과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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