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박영선 등 국회의원들, 美서 "北에 당근줄 때 됐다"며 개성공단 재개 요청했으나 '퇴짜'
與박영선 등 국회의원들, 美서 "北에 당근줄 때 됐다"며 개성공단 재개 요청했으나 '퇴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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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엥걸 美 하원 외교위원장 “북한정권에 이용당하지 않는다는 것 확실하게 해야”
“2차 美北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北 ‘새로운 비핵화’ 나가기 前 양보 안 해”
국회 방문단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왼쪽부터 톰 수오지·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김민선 뉴욕한인회장, 엘리엇 엥걸·앤디 김·캐롤린 멀로니 하원의원(연합뉴스)
국회 방문단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미국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왼쪽부터 톰 수오지·그레이스 맹 하원의원, 김민선 뉴욕한인회장, 엘리엇 엥걸·앤디 김·캐롤린 멀로니 하원의원(연합뉴스)

우리나라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이 미국까지 날아가 미국 하원 외교의원장에게 대북제재 완화와 개성공단 재개를 요청했지만 면전에서 거절당한 사실이 15일 밝혀졌다.

엘리엇 엥걸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뉴욕)은 13일(현지시간) “(남북) 협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이고 정책이지만 북한정권에 이용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에 영향력이 큰 엥걸 신임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저녁 뉴욕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열린 우리나라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과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이같이 선을 그었다. 이날 간담회는 1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김경협, 표창원 의원과 자유한국당 함진규,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이 참석했다. 미국측에서는 엥걸 의원을 비롯해 한국계 앤디 김(뉴저지)과 그레이스 맹, 캐롤린 멀로니, 톰 수오지(뉴욕) 등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의원 5명이 참석했다.

사절단을 이끈 박영선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용기를 갖도록 미국 민주당의 응원이 필요하다”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고 미국이 약간의 당근을 줄 시기가 되지 않았다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개성공단 재개 문제에 있어서 미국 민주당의 전향적인 접근을 요청했다.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교류 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박 의원은 “미국이 너무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중국과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미묘한 시점”이라며 미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엥걸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에 대해서도 회의적(skeptical)”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정말로 진지하지 않다면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만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 측면에서 진실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우려하는 부분은 그동안 북한 지도자들이 무엇을 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결국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서 “새로운 비핵화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뉴욕을 방문한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왼쪽부터 이동섭(바른미래당), 김경협·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효성 뉴욕총영사, 함진규(자유한국당)·표창원(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뉴욕을 방문한 '국회 한미동맹 강화사절단'왼쪽부터 이동섭(바른미래당), 김경협·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박효성 뉴욕총영사, 함진규(자유한국당)·표창원(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엥걸 위원장은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한미관계에 대해 더 큰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12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당시 북한과 미국의 깃발이 있었는데 태극기가 없었던 것이 유감”이라며 “이것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고 했다. ‘깃발’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을 들어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미관계는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아주 중요한 관계”라며 “미국은 한국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거기에 맞춰서 정책을 조정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지금 우리(한미)가 그렇게 하고 있는가, 아니면 혼자서 결정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정권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서울과 워싱턴의 관계는 부술 수 없이 강력하며 ‘헛된 약속’으로 우리의 의지와 우호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의 미북 또는 한미관계에 만족하느냐는 취지로 거듭 반문하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던 엥겔 의원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올해부터 외교위원장을 맡았다. 대북 이슈에서 군사대응보다 협상을 중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엔 의구심을 표명해왔다.

한편 박영선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민주당이 남북관계나 한반도 평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우려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언론에서 보는 것보다 따뜻했다”며 “무엇보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엥걸 위원장에게 ‘이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는데 용기를 갖도록 미국이 당근을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당근 얘기를 꺼냈는데 그의 표정이 굳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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