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사표제출, 文 신년 기자회견 이후 출근 않고 있어…靑 "사표 수리되진 않았다"
작년 6월말 첫 사표 땐 임종석 당시 靑실장이 "첫눈 내리면 놓아주겠다"며 만류
'만취음주운전 적발' 김종천 이후 의전비서관 공석, 탁현민 비서관 승진설도 나와

성공회대 겸임교수 출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선임행정관(사진=연합뉴스)
성공회대 겸임교수 출신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선임행정관(사진=연합뉴스)

정권교체 직전부터 왜곡된 성(性)인식 논란을 빚어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최근 사표를 제출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탁현민 행정관은 당초 지난해 6월말 사의를 표명했지만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첫 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라며 막아선 바 있다. 두번째로 낸 사표가 수리될지, 혹은 '비서관급 승진'으로 이어질지 관측이 분분하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탁 행정관 거취 관련 언론 보도에 관해 "탁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고 수리되지는 않았다"고 확인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 7일 사표를 낸 뒤 10일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마친 뒤 휴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통해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사의 표명을 암시했고, 이튿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은 탁 행정관에게 가을에 남북 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으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일을 해달라며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사의를 반려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 2017년 내정 당시부터 과거 저서 '남자 마음 설명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진다' '탁현민의 멘션s' 등의 책에서 여성을 성적 이용가치로서 논하는 등 왜곡된 성 인식을 드러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제기돼왔다.

사진=TV조선 보도화면 캡처

그의 거취는 지난해 11월말 '첫눈'이 내리면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1월24일 첫눈이 내리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이제 탁현민을 놓아주라"는 압박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날 상관인 김종천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직권면직 처리되고, 당시 북한 김정은의 서울 답방설이 제기되면서 탁 행정관의 청와대 잔류 기간은 또다시 연장됐다. 

탁 행정관의 이번 사표 제출은 문 정부 출범과 함께 임무를 수행해온 1기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 시점과 맞물려 있으며, 그는 지난해 6월 첫 사의 표명 당시에도 "허리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가 먼저"라며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기도 하다.

그러나 2차 미북정상회담의 2월 개최설이 거론되고 있고, 청와대는 탁 행정관의 사의 표명에 앞서 오는 3·1절 임시 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행사까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이 쉽사리 '놓아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탁 행정관이 정말로 '일을 그만두기 위해' 사표를 냈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일보는 앞서 이날 탁 행정관 사표 제출 사실을 보도하면서 "청와대는 지난 9일 일부 비서관 보임 인사를 발표했지만 의전비서관 인선은 발표하지 않았다"며 "탁 행정관 본인은 비서관 승진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결국 탁 행정관의 거취는 문 대통령 본인의 결심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탁 행정관에게 여전히 신임을 보낸다면 의전비서관에 승진 임명하거나, 행사기획비서관을 신설해 이 자리에 임명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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