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현재 경제규모라면 분담금 더 못낼 건 없다는 실리적 태도로 협상 임해야"
"주한미군 있으니 우리에게 핵우산 있고 北-中 견제…철수하면 외교안보 위태"
"1조원도 안되는 분담금, 대부분이 전기·수도요금에 韓 근로자 임금도 있다"
"상호방위조약, 이승만 강단에 美 '마지못해' 체결한 것…70년 지났어도 유리한 협상"

지난 2015년 6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국립외교원과 일본국제문제연구소 공동으로 개최한 한일관계학술회의에서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 2015년 6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국립외교원과 일본국제문제연구소 공동으로 개최한 한일관계학술회의에서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외교 원로'의 일원으로 꼽히는 공로명 전 외교통상부 장관(1994~1996년 재임)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국가안보 문제에서 구두쇠가 되면 되겠느냐"고 문재인 정권에 충고했다.

공로명 전 장관은 자신이 이사장을 맡은 동아시아재단 사무실에서 지난 2일 실시하고, 8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현재의 경제규모라면 분담금을 더 못 낼 건 없다는 실리적 태도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슷한 사례로 "일본은 주일미군 분담금을 '배려 예산'이라고 부르며 넉넉히 책정한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공 전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은 한미 동맹의 윤활유다. 주한미군이 있으니 우리에게 핵우산이 있고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견제할 수 있다. 우리가 내는 방위비가 (지난해 기준)1조원이 채 안되는데, 대부분이 전기·수도 요금이며 한국인 근로자들 임금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는 돈이 적잖다는 얘기"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이 2배로 내라고 하는데, 우리가 2배로 더 못 낼 건 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 교섭 과정에서 '2배가 아닌 1.5배로 깎자'는 식으로 협상을 잘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공 전 장관은 "지금의 미국은 어느 날 갑자기 주한미군 철수를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외교안보는 위태롭기 짝이 없게 된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론, 철수설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데 대해서도 "반갑지 않은 일"이라며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을 관철시킨 '공로'를 강조했다.

공 전 장관은 "미군 주둔의 근거가 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그 문서를 들고 '3년 전(6.25남침전쟁 발발 전)에 이게 있었으면 전쟁 안 났을 거다'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사실 미국은 이 조약을 '마지못해' 체결했는데, 이승만 박사의 강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승만 초대대통령은) 상호방위조약 체결에 소극적이던 미국을 움직이기 위해 반공(反共)포로를 석방하겠다는 발표를 했는데 이는 정전협정을 뒤흔드는 조치였다"며 "프랑스·영국 등 참전국이 발칵 뒤집어지자 미국이 달려와 방위조약을 만든 거다. 이승만 대통령의 일종의 도박이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유리하게 체결된 게 이 조약인데, 휴전한 지 약 70년 지났다고 잊으면 안될 일"이라고 충고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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