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수 칼럼] 21세기 판 디지털 전체주의
[홍지수 칼럼] 21세기 판 디지털 전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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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좌익 이념이 만연한 서구사회, 포용/관용/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표현의 자유 억압
소셜미디어/크라우드펀딩/신용카드회사가 고객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서비스제공여부 결정
IT기술로 개인을 감시하고 사상을 검열하는 21세기 전체주의 시대가 도래하는가.
홍지수 객원 칼럼니스트
홍지수 객원 칼럼니스트

수십 년 전 등장한 마르크스주의의 변종인 프랑크푸르트학파와 포스트모더니즘(이하 신좌익)은 이 세상의 모든 가치체계와 문화는 동등하다고 주장하면서 서구문명의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치관까지도 포용, 관용, 다양성 존중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지구상에서 그나마 가장 사람이 살만한 곳인 서구사회와 그 토대가 된 가치관을 허물고 있다. 그런데 신좌익은 가치판단을 거부하고 문화적 상대성을 내세우면서 한편으로는 서구문명은 착취적이고 억압적이라고 가치판단을 하는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

신좌익은 서구문명/백인/그리스도교에 대한 비판은 무한정 허용하면서 그들이 사회적으로 억압받는다고 규정한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해서는 그 어떤 비판도 허용하지 않는다. 사실에 기반한 비판이라고 해도 말이다. 좌익이 비판을 금기시하는 대상들은 크게 세 부류다. 난민/불법체류자, 성소수자, 무슬림이다. 유럽에서 무차별적인 난민수용 이후 급증한 강력범죄와 성범죄 등 사회적 문제, 서구사회의 가치체계와 공존이 불가능한 이슬람 율법을 고수하고 서구사회에 동화되기를 철저히 거부하는 무슬림 이민자들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 성소수자는 인간은 양성으로 구분된다는 자연의 질서에 예외적인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질서 자체를 부인하는 주장 등에 대한 비판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사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우는 투사로 간주하는 신좌익은 자신들의 주장에 맞서는 이들은 모조리 편협한 “백인우월주의자,” “극우나치”로 몰고 있다. 신좌익 이념이 장악한 시대에 나고 자라고 교육받은 이들이 학계. 언론계, 문화계를 장악하면서 서구 진영의 주류언론은 외눈박이 좌경화 되고 좌익 이념의 선전선동 도구로 전락했다. 그러면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가 대안 언론으로, 억압받는 우익 의견의 출구로 급격히 부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유튜브를 비롯해 전 세계의 대안 언로를 손아귀에 쥔 소셜미디어 회사들까지도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좌익 이념에 반하는 의견을 억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 등 세계적 IT기업의 CEO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IT 산업 종사자들은 좌익 성향으로 집단사고에 빠져있다. 신좌익 이념이 장악한 학계에서 교육받은 고학력자들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유튜브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가득한 “공동체 준수 기준(community standards)”을 정해놓고 이를 위반하거나 “일부 광고주들에게 적합하지는 않은 내용”으로 판단되는 동영상에 대해 광고를 박탈하고 있다. 광고를 박탈당하는 유튜버는 대부분이 우익 성향의 유튜버들이다.

우익 성향의 유튜버들은 광고수익을 박탈당하게 되자 구독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Paypal)이나 페이트리언(Patreon)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로 눈을 돌리기 시작 했다. 그런데 이런 결제 서비스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 까지도 고객의 정치적 성향을 바탕으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비스를 거부당하는 이들은 물론 대부분 좌익의 이념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우익성향의 고객들이다.

로런 서던(Lauren Southern)은 선박을 운영해 지중해를 오가며 이주자들을 밀입국시키는 비정부단체들의 불법적 활동을 폭로했다. 그러자 페이트리언은 로런 서던의 계정을 중지시켰다. 비정부단체들의 “구조 활동”을 막아 “인명 손실”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나 이 비정부단체들은 위험에 처한 난민 구조 활동이 아니라 밀입국자들을 실어 나르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는 오히려 로런 서던의 폭로로 지중해를 오가는 밀입국자들의 인명 손실은 40퍼센트 감소했다. 이탈리아와 말타 정부도 비정부단체들이 밀입국자들을 실어 나르는 선박들이 자국의 해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스웨덴 정부는 자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이민자와 난민의 범죄가 폭증하자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확산될까 두려워 몇 년 전부터 범죄자들의 출신국적/종교/인종 통계 수집을 중단해왔다. 스웨덴의 학자 안 헤벌라인(Ann Heberlein)은 스웨덴에서 이민과 강간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분석할 책을 집필하기 위해 킥스타터(KickStarter)라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기금 모금을 하려 했지만 금지 당했다.

또 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는 동성애자의 결혼식에 쓸 웨딩케이크 주문을 거부했다가 소송을 당한 개신교도 제과점 주인이 벌금 13만 5천 달러를 물기 위해 기금을 모금하려고 만든 계정을 삭제했다. 또한 이슬람 율법을 바탕으로 한 사법체계인 샤리아 법에 반대하는 전국순회 캠페인을 위해 기금을 모으려고 만든 계정,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동안 힐러리 클린턴이 반 이스라엘 정서를 지녔다는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려고 만든 계정을 삭제했다.

최근에 가장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한 이는 “아카드의 사곤(Sargon of Akkad)”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는 영국인 유튜버 칼 벤저민(Carl Benjamin)이다. 내가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를 쓸 때도 일부 인용했던 유튜버로서 스스로를 고전적 자유주의자(classical liberal)라고 일컫고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얼마 전 벤저민의 페이트리언 계정이 삭제되었다. 벤저민은 다른 사람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나치(Neo Nazi)를 조롱하는 맥락에서 비속어를 썼는데 페이트리언은 맥락을 무시하고 “증오표현”이라며 서비스 제공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페이트리언의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조치에 항의하는 뜻에서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영향력 있는 유튜버들이 자신의 페이트리언 계정을 스스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유명한 무신론자이자 신경과학자 샘 해리스(Sam Harris), 심리학자 조던 B. 피터슨(Jordan B. Peterson), 동성애자 코미디언으로 얼마 전 편협한 좌익진영을 떠난다고 선언한 데이비드 루빈(David Rubin) 등이 그러한 이들이다. 그리고 페이트리언을 통해 기부하던 이들도 페이트리언 보이콧에 동참했다.

페이트리언 측은 벤저민의 계정 중지를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하지만 그 뒤에는 신용카드 회사들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설득력있는 주장이 있다.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은 페이팔 같은 결제시스템이나 신용카드 회사의 결제서비스에 의존해야 한다. 따라서 특정 고객에 대한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신용카드 회사가 윽박지르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신용카드사의 요구를 따르는 수밖에 없다.

벤저민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신용카드 회사들은 고객의 정치적 성향을 바탕으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 지난 8월에 디스커버(Discover)와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이슬람의 전체주의적 교리를 끊임없이 비판해온 유대인 로버트 스펜서(Robert Specner)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는 오래 전에 공산주의자에서 강경한 우익으로 전향한 저자이자 지식인인 유대인 데이비드 호로위츠(David Horowitz)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후 호로위츠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재개되었지만 스펜서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페이트리언은 좌익 진영 고객에게는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인다. 예컨대, 미국 정부가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극좌 폭력단체 안티파(Antifa)는 여전히 버젓이 페이트리언에서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안티파는 우익 성향의 인사가 강연 초청받은 대학이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행사에 나타나 폭력을 행사하고 사유재산과 기물을 파손한다. 안티파 회원 중 한 명은 트럼프 지지자에게 염산을 뿌릴 음모를 꾸며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다. 이런 테러조직은 버젓이 페이트리언에서 모금운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우익 진영에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의 막강한 소셜미디어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와 세계적인 금융서비스망을 구축한 신용카드회사가 모두 한통속이 되어 자의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이 세 축을 모두 대체할 방안을 마련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의 기업들의 방해공작도 극심하다. 예컨대, 최근에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면서 페이트리언의 대안으로 새롭게 떠오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비자, 마스터카드, 디스커버리 등 주요 신용카드 회사로부터 결제서비스 제공을 거부당했다.

한국의 우익 진영 유튜버들도 유튜브 활동의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나는 펜앤드마이크에 출연해 영국과 스웨덴에 침투한 이슬람 현황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찍었고 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었는데 얼마 전 그 동영상이 삭제되었다. 최근에는 중국을 비판하는 한국의 유튜버들이 “공동체 기준”을 위반하거나 “증오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광고 수익을 박탈당하거나, 계정이 폭파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 중에 수퍼쳇으로 기부금을 받지 못하거나, 실시간스트리밍을 일정 기간 동안 금지당하는 등 제재를 받고 있다. 심지어 특정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전에 해당 동영상에 대한 광고수익을 박탈당하는 사례도 있다.

중국은 얼마 전 첨단기술을 이용해 국민 개개인의 언행에 점수를 매기는 사회신용체계(social credit system)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사람의 자유를 억압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류 후(Liu Hu)라는 중국 시민은 트위터에서 중국정부를 비판했다가 항공기 탑승거부 명단에 올라 탑승권을 살 수 없었고 부동산을 사거나 자녀를 보낼 학교를 선택하는 데도 제재를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정권도 얼마 전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바탕으로 “맞춤법이나 관심사”를 파악해 대출여부를 결정하는 데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몽에 동참하겠다는 정권답다. 21세기 판 디지털 전체주의 시대가 열리는 모양이다.

홍지수 객원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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