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투표 결과, 찬성(78%)-반대(18%)
급진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초청 강행해 논란으로 총여 재개편 학생 총투표 진행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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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학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연세대 총여학생회(총여)가 31년 만에 폐지된다.

4일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따르면 2~4일 진행된 '총여학생회 폐지 및 총여 관련 규정 파기와 후속 기구 신설안' 학생 투표에서 찬성 78.92%로 총여 폐지 안건이 가결됐다.

재적생 2만4,849명 중 1만3,637명이 투표해 54.8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1만763명(78.92%)이 찬성, 2,488명(18.24%)이 반대, 386명이 기권했다.

이번 투표 안건은 총학 회칙에서 '총여학생회장'에 관한 내용을 삭제하고, 총학 산하단체인 '성폭력담당위원회'를 신설해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방안을 담았다.

비대위는 투표 절차 등에 대한 이의제기를 24시간 동안 받은 뒤 이의 제기가 없는 경우 비대위원장이 다음날 총학 회칙 개정안을 공포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총여의 지난해 6월에도 페미니스트 강사 은하선 씨의 교내 강연 강행 등이 문제로 떠올라 총여 재개편 학생 총투표가 진행됐다.

은하선 씨는 ‘이기적 섹스’라는 책을 쓴 사람이다. 그는 소위 ‘자위 도구’를 판매하고 성과 관련된 글을 쓰는 작가 겸 칼럼니스트다. 특히 ‘십자가 딜도(여성용 자위 도구)’를 ‘사랑의 주님’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려 기독교계로부터 ‘신성모독’을 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선고 받았다. 은씨는 지난해 1월 페이스북에 퀴어문화축제 후원 전화번호를 남긴 뒤 '(EBS)까칠남녀 담당 PD의 연락처'라고 속여 90여명으로부터 44만 4000원을 후원하도록 유도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한편 재개편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러진 총여 선거에서 선거본부 '프리즘'(PRISM)이 당선했고, 일각에서는 재개편이 아닌 폐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었다.

이에 재학생 2,535명이 총여 폐지에 대한 총투표를 요청했고, 학생 총투표가 진행됐다.

1988년 설립된 연세대 총여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총여가 남아있는 대학은 1곳도 남지 않게 됐다.

앞서 동국대는 지난해 치러진 총여 폐지 학생 총투표에서 찬성률 75.94%가 나와 총여가 폐지됐다. 성균관대도 지난해 학생 총투표 끝에 총여학생회 폐지를 의결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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