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법원행정처장에는 조재연 대법관 내정
통상 2년 임기 법원행정처장, 1년만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분분한 관측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어"…대법원장과 갈등설은 부인
이용훈 대법원장의 비서실장 지내...'우리법' '인권법' 출신은 아냐

(왼쪽부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명수 대법원장
(왼쪽부터)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명수 대법원장

지난해 1월 취임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취임 1년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건강 이상설과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갈등설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의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직분으로 정해진 임기는 없지만 통상 2년가량 근무한다.

안 처장은 3일 오전 9시4분께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법관은 재판할 때 가장 평온하고 기쁘다. 재판에 복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며 사의표명설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며 "(처장으로 재직한 것이) 1년에 불과하지만 평상시의 (법원행정처장 임기인) 2년보다 훨씬 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김 대법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안 처장은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검찰수사에 대한 입장은) 대법원장과 큰 방향에서 다를 바가 없다. 김 대법원장은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마음이 열린 분으로 세부적인 의견차이를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안 처장은 대법원 특별조사단 단장으로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조사한 뒤 “형사 처벌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이를 뒤집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김 대법원장은 당시 “(전임 양승태 사법부가) 재판을 거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안 처장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재판 거래는 없었다고 믿는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안 처장은 기자들과 만나 "명의(名醫)는 환부를 정확하게 지적해 단기간에 수술해 환자를 살린다"며 “아무리 병소를 많이 찾는다 하더라도 해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은 “전날 발생한 김 대법원장에 대한 화염병 투척이 사법불신에 근거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내놓은 것이다. 맥락에 맞지 않는 답변이어서 안 처장이 사전에 준비해 검찰 수사에 관한 불만을 작심하고 발언한 것으로 풀이됐었다. 

안 처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러나 특정 성향을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평이다. 최근 법원 내 주류 세력으로 등장한 좌파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출신도 아니다. 때문에 두 연구회 출신인 김 대법원장과 연구회 출신들과의 불화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차기 법원행정처장으로는 조재연 대법관(62·12기)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임명한 대법관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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