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전날보다 16.30포인트 내린 1993.70에 장마감…2년 1개월 만의 최저치
증권업계 "美금리인상-文정부-반도체 경기하강 등 영향으로 2000선 붕괴됐다"
원/엔환율 폭등으로 원화가치 하락…"안전자산 선호 흐름 엔화 강세 견인했다"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1993.70을 기록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3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1993.70을 기록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3일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가 큰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일본 엔화에 대한 우리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서울 증시에서는 코스피 2000선이 붕괴됐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전날보다 16.30포인트(0.81%) 내린 1993.70에 장을 마감했다. 2000선이 붕괴된 것은 작년 10월 30일 장중 1985.95까지 내린 이래 처음이고 1993.70은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오후 잇달아 2000선 아래로 하락했다. 기관 투자가들이 1687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619억 원 순매수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1024억 원을 순매수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000선 붕괴에 대해 "그동안 세계 경기가 미국을 중심으로 좋았고 실물 경기 회복 과정에서 주식을 포함해 자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미국의 저금리 기조가 자산 가격 상승에 기여했는데 미국이 긴축 기조로 가면서 저금리 시대가 끝났고 자산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고 있는 것과 그동안 한국 증시를 유지한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 등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피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거래대비 2.97% 하락한 3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4.79% 급락한 5만7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작년 1월 증권업계는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작년 마지막 거래일이던 12월 28일 종가는 2041.04였다.

앞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낙관론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혼재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08%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3%, 나스닥 지수는 0.46%상승했다.

원화가치도 큰폭 하락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현재 원/엔 환율은 오후 5시 33분 기준으로 100엔당 1044.07원으로 전날보다 15.57원(1.51%)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26.50원으로 전날보다 4원(0.36%) 올랐다. 

경기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을 선호한 투자자들이 엔화를 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방정부 부분폐쇄 등의 이슈가 있는 미국의 달러보다 엔을 더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아베노믹스가 사실상 엔화 가치를 낮추는 노력이었는데 그동안 억지로 찍어 눌렀던 아베노믹스의 한계가 온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 경제에는 부정적이지는 않을 수 있다"며 "엔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 시장에서 우리 물건보다 일본 물건이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조 교수는 "엔화 강세 흐름은 미국이 연방정부 부분폐쇄 등 이슈가 있고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불안감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가진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엔화 약세는 달러 표시 GDP가 내려가면서 불리한 측면도 많았는데 일본 기업들의 기를 살린다는 측면에서 일관되게 추진했던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기관투자가의 순매도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12.35포인트(1.85%) 내린 657.02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 2,002억원 규모를 순매수했고 외국인 864억원, 기관투자가 1,117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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