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폐기물 관리 규정 따라 일부 부대, GP 잔여물 철근 등 인근 고물상에 팔아
문제는 육군이 자체 처리하는 동안 국방부가 열흘 가까이 제대로 된 지침 내려보내지 않았다는 것
지난 4일 되서야 육군 전 부대에 '철수 GP 잔해물 처리 지침' 보내
오히려 GP철조망 기념품 논란 일으킨 육군 제7보병사단이 잔해물 잘 보존한 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은 지난 11월 15일 군 당국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있는 GP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은 지난 11월 15일 군 당국이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있는 GP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육군이 지난달 GP(감시 초소) 10곳을 시범 파괴한 후 상당수의 잔해물을 이미 폐기 처리하거나 재활용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고 28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GP 파괴 이후 국방부에서 구두로 '일부 잔해를 보존하라'는 식의 명령이 각 부대에 하달됐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지시가 아니어서 '폐기물 관리 및 처리 규정'에 따라 잔해를 처리한 부대들이 있다"고 밝혔다.

육군의 폐기물 관리 규정에 따르면, 폐기물이 발생할 경우 일선 부대에서는 적법한 시설에 이를 보관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당 규정에 따라 일부 부대에서는 GP 잔여물인 철근 등을 인근 고물상에 판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철근 등을 팔면 부대 운용 자금도 늘어나고 말 그대로 '재활용'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육군이 이런 식으로 GP 잔해물을 자체 처리하는 동안 국방부가 열흘 가까이 제대로 된 지침을 내려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GP 시범 파괴가 시작된 11월 말에는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았고, 지난 4일이 되서야 육군 전 부대에 '철수 GP 잔해물 처리 지침'을 보냈다. 공문에는 "시범 철수 GP 10개 잔해물의 평화와 문화적 활용이 검토되고 있는 바 잔해물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시고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GP 잔해물을 훼손하는 행위(폐기물 처리 등)를 중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한편 강원 화천의 육군 제7보병사단(사단장 박원호 소장)이 지난 18일 접경 지역을 찾은 여당 의원 7명을 포함해 총 9명에게 자른 GP 철조망을 액자에 담아 기념품으로 나눠준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7사단은 오히려 GP 잔해물을 잘 보존한 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별다른 지침을 받지 않아 제대로 보존하지 않다가 고물상에 팔아버린 부대들보다는 그나마 나았던 것이다.

육군 관계자는 "7사단의 경우 내부적으로 구체적인 GP 잔해 보존 방침까지 만들었고, 이에 근거해 잔해물을 상당수 보존해뒀다"며 "이후 보존했던 잔해물을 선물용으로 재활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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