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0.7% 줄며 다시 감소세…설비투자 5.1%↓ 5개월만에 최대 낙폭
기업 체감경기도 2년 4개월만에 최저치
선행·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각각 6개월·8개월째 하락

급진좌파 성향인 문재인 정권 출범 1년 7개월째를 넘어가는 가운데, 한국경제가 곳곳에서 위태로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광공업·서비스업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全)산업 생산이 증가한 지 한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 체감경기도 2년 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부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동반 하락하면서 경제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산업 생산 다시 감소세...기업 체감경기 2년 4개월만에 최저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계열, 2015=100)는 106.5로 전달보다 0.7% 하락했다.

전산업 생산은 9월에 1.4% 감소한 뒤 10월에 0.8% 늘며 반등했지만 11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의복 및 모피(11.6%) 등이 늘었지만 반도체(-5.2%), 통신·방송장비(-14.4%) 등이 줄면서 1.7% 감소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한 72.7%였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1.7% 늘었다.

반도체 생산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증가세지만 전달과 비교한 지표는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달과 비교한 반도체 생산은 지난 8∼9월 감소한 뒤 10월 반짝 증가했다가 지난 달 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계 반도체 경기는 내년부터 급격히 꺾인다는 것이 업계와 해외기관 및 연구소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하지만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생산은 최근 호조세 흐름이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상황이 굉장히 좋아서 더 좋기는 어렵겠지만 둔화 흐름이 세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1.7%) 증가에도 금융·보험 등이 부진하면서 0.2%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비내구재(1.1%) 판매가 늘면서 전달보다 0.5% 늘었다. 

기업 체감경기는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72로 한 달 전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0월(71) 이후 최저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설비투자 5.1%↓ ...건설기성 4개월 연속↓ ...동행·선행지수도 6개월 이상↓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1% 감소했다. 올해 6월 7.1% 줄어든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설비투자는 9월과 10월 증가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최근 설비투자 지표를 견인한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판단이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0.9%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가 계속됐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 이상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하면서 8개월째 뒷걸음질 쳤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하락,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으로 전환한 뒤 6개월 이상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통계청은 경기 전환을 공식 선언할지 검토한다.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통계청도 경기 전환점 설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계청은 내년 3월 말 발표되는 국내총생산(GDP) 등 지표를 분석해 경기 전환점 설정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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