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의원들 “합법적으로 배치된 주한미군과 불법적 북핵, 미사일 교환될 수 없다”

미국 의회(연합뉴스)
미국 의회(연합뉴스)

북한이 대대적인 경제 개혁과 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내용의 미국 의회 보고서가 20일(현지시간)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미 의회 보고서는 북한의 중앙 통제가 크게 약화될 경우 김 씨 일가가 위협을 받게 되고, 이 같은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 상·하 양원의원들로 구성된 합동경제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북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식 경제 개방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상황은 덩샤오핑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경제 개혁에 착수했던 과거 중국, 러시아의 상황과는 다르다는 지적이었다.

중국과 러시아의 두 지도자는 전임자들과 관련이 없었고 정부 내 과정을 통해 권력에 올랐기 때문에 외견상 합법성을 획득하면서 새로운 방향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북한에서는 그와 반대로 건국 이후 권력 승계 규칙이나 공식 선거 절차 없이 김 씨 일가가 권력을 독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사람과 그의 가족에 집중된 권력은 북한이 인접 공산국가인 중국, 러시아에서 이뤄진 경제 개혁을 따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며 “중앙 통제를 크게 약화시킬 경우 김 씨 일가가 위협을 받게 되고 이 같은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덩샤오핑과 고르바초프가 시작했던 규모의 자유 기업 개혁을 국가적 자립과 군사력에 최우선 순위를 둔 북한의 주체 원칙과 큰 충돌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김정은은 2011년 권력을 물려받은 후 핵과 경제의 병진 목표를 발표하고 전통적으로 사회주의가 우선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서방의 소비자 사회 이미지를 내세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적인 국가 이념으로 ‘주체 원칙’을 내세우며 정치, 경제 군사적인 자립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따라서 서방에 대한 북한의 제안은 단지 관광객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일 뿐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 특별 구역 외에서 이뤄질 경우 주체 원칙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탄광이나 도로 건설, 발전소 건설 등 외국의 영향력을 통제할 수 있는 지역으로 국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보고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제재 완화와 외국 기술과 투자에 대한 접근을 대가로 일부 군사적 양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북한이 오랫동안 핵무기 능력을 끊임없이 추구해 온 점을 감안할 때 북한 지도부가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 상원의원들은 ‘한반도 비핵화에 미국의 핵 위협 제거도 포함된다’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합법적으로 배치된 주한미군과 불법적인 북핵, 미사일을 교환될 수 없으며 미국의 핵우산은 역내 안보라는 보다 광범위한 목적을 위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는 20일 VOA에 “오직 김정은과 나란히 함께 가는 세계만이 위협”이라며 “위협은 김정은과 그의 핵무기들”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의 정의를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잘못됐다며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의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댄 설리반 상원 군사위원은 “북한의 이러한 주장이 놀랍지 않다”며 “김정은과 김정일, 김일성 모두 그 동안 했던 모든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설리반 위원은 “미국은 ‘합법적으로’ 배치된 주한미군을 ‘불법적으로’ 배치괸 북한의 핵, 미사일과 절대로 교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이러한 입자은 실제로 최근 발표된 새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도 명시돼 있고, 이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법을 만든 의회 모두 이러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설리반 위원은 “북한의 핵무기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어떤 국가도 허용한 적이 없다”며 “미국의 핵 우산은 지난 70년 동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 안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으며 미국의 동맹국과 관련해 미국이 핵 우산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러시아도 ‘핵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고 밝혔으며 “이런 목표에서 유일하게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김정은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존 개러멘디 하원 군사위원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두고 있지 않고 지난 60년 동안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다”며 “핵우산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새로운 협상 감각은 매우 골칫거리”라며 “북한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속된 공약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러멘디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협상 기술에 대해 ‘매우 순진한 이해’를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 협상은 계속돼야 한다”며 “협상에서 공통분모와 해법이 나올 수도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재 압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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