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3억원 받고 인천 도망가 숨어 살아…8년간 수억 사용
檢 조사에서 "원래 1억원 있었고 죽은 친형이 목돈 줘" 진술
주식거래·동호회 활동·미용시술·건강 진료까지 차명으로 받아

잠적 8년 만에 검거된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지난달 7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잠적 8년 만에 검거된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지난달 7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뇌물을 받고 8년간 잠적한 최규호(71) 전 전라북도교육감이 ‘황제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교육감은 뇌물 3억원을 받고 인천으로 달아난 뒤, 그 곳에서 생활비로 수억원을 사용하며 골프와 댄스 등 동호회활동도 했다고 한다.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9월 도주한 뒤 2011년 4월 인천에 거주지를 마련했다. 지난달 6일 체포될 때까지 인천에서 아파트 3곳을 옮겨다니며 살았는데,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선물을 주며 친부을 쌓은 뒤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아파트 임대계약을 했다.

도피 생활 중에는 생활비 계좌 3개와 주식 계좌 5개 등 차명계좌 8개를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생활비 계좌에는 총 4억 9,000만원이 있었고, 최 전 교육감은 매달 700여만원을 썼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원래 1억원을 가지고 있었고, 지난 4월 사망한 친형이 목돈을 줬다”고 진술했다. 나머지 차명 주식계좌로는 수억원대 주식 거래도 했다.

인천에서 지내면서 골프·댄스·테니스·당구 동호회에도 가입해 활동했다고 한다. 이 동호회 회원들 가운데 일부는 최 전 교육감에게 자신들 명의의 통장·체크카드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시로 연락하던 동생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68)과 그 부하직원 등 3명의 인적사항을 차용, 병원·약국 84곳에서 총 1,026회 진료를 받아 2,130여만원의 요양급여비용을 부정수급하기도 했다. 미용 시술도 받았다.

최 전 교육감의 도피생활에 최 전 사장(68)도 깊이 개입했다. 최 전 사장은 도주 직후부터 형과 수시로 연락하며 제삼자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와 계좌를 제공했다. 전주지검은 최 전 사장에 대해서도 주민등록법·국민건강진흥보험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죄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