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안구는 전투시설 일종…유사 시 총포 사격 목적으로 GP당 7~8개소 설치
국방부 "北 GP 기능 상실했다"면서도…"지뢰 있어 현장 검증은 못 해"
현장 감식 당시 북측은 잔해도 꼼꼼히 철거 요구…우리 측은 "무엇이냐" 묻기만

북한 측 GP를 검증하는 우리 측 현장검증반. (사진 = 연합뉴스)
북한 측 GP를 검증하는 우리 측 현장검증반. (사진 = 연합뉴스)

우리 군(軍)이 지난 12일 북한의 감시초소(GP) 철수 및 파괴 현황을 검증할 때, 북측의 5개 GP 부근에서 1~2개의 파괴되지 않은 총안구(銃眼口·GP와 지하갱도 또는 교통호로 연결된 전투시설로 유사시 총포 사격 목적)를 발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총안구는 GP당 7~8개 설치돼있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17일 “국방부와 합참은 11개 검증반의 각 GP별 현장검증 및 평가분석결과, 북측 GP 내 모든 병력과 장비는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지하시설은 출입구 부분과 감시소·총안구 연결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확인 지뢰지대 내 부분 파괴된 총안구가 일부 식별됐지만 그 기능과 역할이 상실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군 당국은 총안구로 의심되는 시설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군 당국은 5개 GP에서 각각 1~2개의 잔여 총안구가 발견된 데 대해 “북한 측 GP는 지상시설이 완전히 파괴돼 정리가 된 상태였다”라며 “감시소-총안구가 연결된 지점이 파괴되고 매몰된 상태로 무너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미확인 지뢰지대는 지뢰가 설치돼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어, 안전 상 문제로 인해 확인은 못 했다. 북한 측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이에 북측은 “잔여 총안구 중 일부는 시범 철수 대상 GP의 시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상호검증 당시 남측 검증단이 총안구로 보이는 진지를 가리키며 ‘저것이 무엇이냐’라고 묻기도 했는데, 북한군은 ‘돌무지다’라는 답변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측 검증반은 우리 측이 처리하고 있던 GP 외곽철책과 철거 후 잔해물에 대한 철거를 신속히 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우리 측은 계획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논란이 이어지자, 국방부 관계자는 당장은 추가 논의 일정이 없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북한 측이 지적한 것이 있는 것처럼 우리도 우려하는 것이 있다”며 “(북측 GP에서) 총안구가 식별돼, 우리 측 우려에 대해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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