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가족, 일본 정부 주관으로 열린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몽주간' 기념 심포지엄 참석
故오토웜비어 父 "北은 인질 잡아두고, 고문을 하고 재판도 없이 처형 해...우리는 공포로 마비"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들 마음을 공감, 모두가 北의 테러행위 피해자이기 때문"
"아들의 죽음 잊지 않기 위해 일본 와...김씨 일가가 얼마나 잔인한 일 했는지 인식 높이는 것 중요"

 

지난해 6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AP=연합뉴스)

지난해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남동생 오스틴 웜비어가 15일 일본을 찾았다.

웜비어 가족은 이날 일본 정부 주관으로 열린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몽주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웜비어 가족이 일본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프레드 웜비어는 "지난 12일은 내 아들 오토 웜비어의 24번째 생일이었다. 아들의 죽음을 잊지 않기 위해 일본에 왔다"며 "북한은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겠지만, 나는 아들이 죽었을 때 '너를 지키기 위해 맞서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프레드 웜비어는 "그 일환으로 일본의 납치 피해자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고 덧붙였다.

프레드 웜비어는 '북한 인권침해 피해자 가족들의' 호소 세션에서 발언을 이어가며 "북한은 인질을 잡아두고, 고문을 하고 재판도 없이 처형을 한다"며 "우리 피해자들은 공포로 마비되었다"고 언급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또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들 전원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모두가 북한의 테러행위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일본 정부 납치문제 대책본부'와 법무성이 주최하고 외무성, 문부과학성 등이 후원한 범정부 행사였다. 지난 2005년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상황'과 관련한 결의가 채택된 것을 기념해 일본 정부는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몽 주간'을 제정해 매년 심포지엄을 열어왔다. 토요일 오후에 열린 행사였지만 행사장 내 500석 규모의 좌석은 피해자 가족들로 가득찼고, 별도의 장소에 마련된 영상 관람석에도 100명 넘는 참석자들이 자리를 메울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이 행사에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를 초청한 것은 일본의 역점작이었다. 프레드 웜비어는 심포지엄 뒤 기자회견에서 "오토는 야만적인 상황 속에서 방치됐었다. 김씨 일가가 인간에 대해 얼마나 잔인한 일을 했는지 인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납치문제 담당장관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는 국제사회 공통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2002년 5명의 납치피해자가 귀국한 이후 지금까지 한 사람도 추가 귀국을 추진하지 못한 것은 통한의 극치"라고 개탄했다.

한편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웜비어 부모가 제기한 대북 민사소송 사전심리가 열렸다. 이날 북측 관계자는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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