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조원 넘는 '1조 클럽'도 감소세...5년 전보다 5개 줄어
삼성전자 포함해도 상장기업 매출 옆걸음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최근 5년 간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1조 클럽' 가입 기업 숫자도 2012년 192개에서 지난해 187개로 5년만에 오히려 5개가 줄어드는 등 한국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13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1000대 상장사의 매출 총액은 2012년 1482조원에서 지난해 1492조원으로, 5년째 1500조원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매출 증가율은 0.7%로 사실상 '제로 성장'을 한 것인데, 특히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1341조원에서 1330조원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매출 총액 452조원에서 지난 2012년 1482조원으로 15년만에 3배 이상 매출 성장을 이룬 것과는 극명히 대비된다. 주요 대기업들의 매출 규모가 2012년 이후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우리 산업의 '성장엔진'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대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면서 이른바 '1조 클럽'의 가입 기업 숫자도 몇 년째 좀처럼 늘지 않는 양상이다.

연 매출 1조원 이상 기업의 숫자는 지난 1997년 74개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2년에는 192개로 2.5배 수준이 됐으나 이후 2013년 189개, 2014년과 2015년 186개에 이어 2016년에는 184개까지 줄었다. 지난해 모처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87개가 됐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5개 줄어든 수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으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부진과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 등에 더 큰 요인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한 영향도 있지만 규제 개혁 입법이 번번이 무산되는 데다, 친노조·반기업 정서로 인해 대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성장이 둔화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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