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나홀로 견인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
미 경제 현재 호황이지만...내년엔 성장률 2.2%로 하락 예상
글로벌 경기 연착륙 실패할 수도...저금리시대 치솟은 부채와, 강달러 현상이 복병
미중 무역 전쟁은 더욱 거세질 것

"내년 미국경제가 둔화하면, 세계 경제도 둔화의 늪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If America's economy slows in 2019, it will take the world with it)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2019 세계 경제 대전망>에서 나홀로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이 2020년이 오기 전 경기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중국의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2018년 글로벌 경기가 양호했던 것은 미국의 소비 및 기업경기의 활력 때문이었다며, 글로벌 경기의 향방은 미국의 호황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기에 미국 경제의 둔화는 곧 세계 경제의 침체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잡지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 2.9~3%에서 내년 2.2%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올해부터 적용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에 힘입어 49년 만에 최저 수준의 실업률과 유례없는 기업 실적 등 경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런 호황이 내년까지 지속되긴 어렵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주가는 떨어지고 장·단기 채권 금리가 역전되는 등 부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메릴린치 설문조사 결과 절반 가까운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경기가 연착륙에 실패할 위험도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 급증한 부채가 가장 큰 위협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17%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 높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와 기업의 부채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진단이다. 또한 금융 불안정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안전 자산인 달러로 몰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면 신흥국의 달러 표시 부채는 치솟아 금융위기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패권전쟁으로 확대되면서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엘리트들은 중국이 미국의 희생을 발판 삼아 경제적·기술적·군사적 슈퍼 파워가 되려는 의도가 있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 인사들은 하나로 뭉쳐 중국의 야심을 저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잡지는 이어 “중국도 트럼프를 만족시키는 무역전쟁을 끝낼 조치를 이행할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중국은 양보하지 않으면서 미국 경제도 무역 갈등에 따른 피해로 고통받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중국은 그들이 미국보다 고통을 더 잘 참을 수 있다는 데 승부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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