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북한군 소속 저속기(低速機)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강화도 북쪽까지 접근해 우리 공군이 긴급 출격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한군 추정 비행체가 강화도 부근으로 남하하는 모습이 우리군 레이더에 포착됐다. 이에 우리 공군은 긴급 출동해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공군이 이날 긴급 출격했다는 것은 이 비행체가 우리 군이 설정해 놓은 방공 전술조치선(TAL)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TAL은 형해의 접속수역처럼 우리 군이 선제대응을 위해 군사분계선과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해 놓은 선이다. 서해 부근에서 TAL은 통상 NLL을 기준으로 20km 북쪽 상공에 가상으로 설정해 놓는다. 북한의 전투기들이 이 선을 넘으면 우리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된 북한 저속기는 AN-2로 추정된다. AN-2는 북한군이 특수부대원의 침투작전시 사용하는 수송기다. 한 대에 약 20여 명이 탑승할 수 있다. 레이더에 쉽게 잡히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으며 주로 한반도 동쪽 산악 지역에서 훈련을 벌여왔다.

이날 해병대 2사단도 총원 전투배치령이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비행체가 감지돼 대비 태세를 갖춘 것은 맞다”며 “육안으로 비행체가 확인되지 않아 적군인지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했다.

군 안팎에선 북한군의 이 같은 행동이 최근 우리 해병대가 동서해 북방한계선(NLL)과 한강하구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 의견을 밝힌 것에 대해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남북은 오는 12일 시범철수한 GP 상호검증을 하는 한편 김정은 답방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북한 전투기가 이런 시점에 TAL 부근을 비행한 배경이 미묘하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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