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한달 새 4조원 이상 증가...2년 3개월 만에 처음

국내 주요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이례적으로 급증해 잔액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받아두려는 가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1월 주담대 잔액이 401조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4조1736억원이나 늘었다.

5대 은행 주담대가 한달 새 4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2016년 8월(4조3487억원)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주담대 급증으로 전체 가계대출도 전달보다 5조5475억원 증가한 566조347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에서 그동안 참고지표로만 활용했던 DSR은 10월 31일자로 관리지표가 됐다. 이에 따라 DSR 규제는 거의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계산해서 합계가 연 소득의 70%를 넘으면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90%를 초과하면 사실상 거절하도록 강화됐다. 차주들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일부는 은행의 대출승인이 1개월간 유효하다는 점을 이용, 매매계약을 앞당겨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12월 매매계약을 11월로 조정해서 DSR 규제강화를 피해 대출 승인을 받으려고 한 것이다.

또 올해 공급물량 48만호 중 18만호가 4분기에 풀리면서 11월 집단대출은 전월 대비 1조5996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들어 가장 큰 규모다. 이달 말에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대단위 입주가 예정돼 있어 12월에도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