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OPEC 가입한 카타르, 내년 1월 1일부터 OPEC 탈퇴 선언
OPEC 수장 사우디아라비아와 정치적 갈등으로 탈퇴했다는 분석
국제유가 흔들 영향력 사라진 OPEC 회원국이 떠난다는 평가까지
"親이란 카타르가 OPEC 이끄는 '親美 사우디'와 갈등하다 탈퇴"

카타르가 3일(현지시간) 내년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LNG 1위 수출국인 카타르가 석유보다는 LNG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의 일일 산유량 평균은 사우디아라비아의 5% 정도인 61만 배럴이고 전체 석유 매장량은 25억 배럴로 전 세계 석유 총생산량의 2%에 못 미친다. 

사드 셰리다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1월 1일부터 OPEC에서 탈퇴한다"며 "이 결정은 국제사회에서 카타르의 역할을 향상시키는 장기 전략을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다. 카타르는 OPEC 탈퇴 후 천연가스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알카비 장관은 "카타르는 내년부터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간 7770만t에서 1억1000만t으로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1961년 OPEC에 가입했다. 카타르가 탈퇴를 강행하면 걸프만 인근 아랍 국가 중에서는 최초다. 작년에 석유 매장량이 적었던 동남아시아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OPEC을 탈퇴했고 올해 아프리카 콩고가 새롭게 OPEC에 가입해 카타르가 탈퇴 후 OPEC 회원국은 14개국이 된다. 

알카비 장관이 "이번 탈퇴 결정은 정치적 문제와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긋긴 했지만 카타르의 OPEC 탈퇴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겪는 단교 갈등이 가장 유력한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한 단교·봉쇄 조치에 대응한 방침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이란과 동맹을 맺고 있다며 정치·경제적 제재를 단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PEC의 원래 목적은 산유국간 협조를 통해 자원 민족주의 극대화하는 것이었는데 최근 OPEC을 이끌어가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협조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카타르가 미국과 가까워지는 OPEC에 회의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민족주의를 내세우던 OPCE이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어 카타르가 실망하고 탈퇴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OPEC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카타르의 탈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외에도 미국과 러시아 등의 영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 러시아가 원유 생산을 빠르게 늘리면서 이들 국가의 산유량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먹는 양까지 늘었다. 그동안 강력한 담합을 통해 국제유가를 흔들었던 OPEC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영향으로 단독 감산으로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석유 생산량이 적은 카타르가 OPEC 통제를 벗어난다고 해도 국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OPEC의 '원년 멤버'가 탈퇴한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창립 때부터 참여했던 산유국이 OPEC 탈퇴를 선언한 것은 카타르가 처음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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