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함정 나포 사건 후 S-400미사일 크림반도 배치

크림반도에 도착한 S-400 미사일 시스템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크림반도에 도착한 S-400 미사일 시스템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다음 달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함 포격·나포 사건이 원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트위터를 통해 "선박들과 선원들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돌아오지 못한 사실에 근거해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아르헨티나에서 예정됐던 회담을 취소하는 것이 모든 당사국들을 위해 최선일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상황이 해결되는 대로 다시 의미있는 회담을 갖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언 이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참모들과 상의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러 정상회담 취소 입장 발표와 관련해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와 언론보도만 봤다. 공식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며 "만일 그렇다면(정상회담이 취소된다면)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다른) 유용한 만남을 위한 2시간 정도의 추가적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해군은 25일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해협에서 우크라이나 군함 3척에 발포한 뒤 선박과 수병 20여명을 나포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군함들이 불법적으로 러시아 영해를 진입한 뒤, 멈추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위험하게 기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항해 계획을 러시아 측에 미리 통보했으며, 항해 계획 자체도 우크라이나 해상 안보를 위한 것으로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최신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1개 포대를 추가로 크림반도에 실전 배치했다고 러시아 흑해함대 공보실이 이날 밝혔다.

공보실은 "S-400 미사일 포대가 우크라이나 본토와 20km 떨어진 크림반도 북부 도시 드잔코이 인근에 배치돼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이 포대는 크림 지역에 배치된 네 번째 S-400 미사일 포대다.

첨단 방공미사일 추가 배치는 지난 25일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해협에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을 무력을 동원해 나포한 사건에 뒤이어 이루어졌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크림반도 동부 페오도시야, 남부 세바스토폴, 서부 예프파토리야 등에 S-400 3개 포대를 배치했다.

이번 북부 드잔코이 배치로 크림반도 사방이 첨단 방공미사일의 보호권에 들어갔다.

S-400 추가 배치는 러시아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더욱 확고히 하는 한편 유사시 적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S-400 방공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한꺼번에 1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최대 사거리가 400㎞인 S-400은 특히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는 미국의 B-2 폭격기, F-117 전폭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들을 탐지할 수 있다.

'디비지온'으로 불리는 S-400 1개 포대엔 보통 8대의 이동식발사차량(TEL)이 포함되며 1개 발사 차량엔 4개의 발사관이 설치돼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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