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중국 공산당이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개혁·개방 정책의 공로가 큰 '개혁개방 공신 100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운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 전 회장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다음 달 18일 열릴 '개혁개방 10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워 표창을 받을 100인의 명단을 발표했다고 홍콩 명보와 빈과일보가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개혁·개방 공신 100명을 선정한 초안을 마련해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으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들 100명이 최종 확정되면 1978년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개혁·개방 정책을 결정한 중국 공산당 11기 3중전회 40주년에 맞춰 포상할 계획이다. 100명은 경제, 과학, 스포츠, 국가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선정됐다. 

민영기업가 중에서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 등 3대 인터넷 기업 수장 및 허샹젠(何享健) 메이더 회장,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회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산당의 명단 발표로 마윈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인민일보에 의해서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가장 유명한 자본가가 공산당원이었다"라고 전하며 공산당이 마 회장의 소속을 공개한 진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WSJ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공산당이 영향력과 통제력을 재계로까지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 또 '국진민퇴(國進民退)'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마 회장의 공산당 신분을 공개함으로써 당이 알리바바 같은 민간기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홍콩 최대 재벌로 중국 개혁개방에 큰 공을 세운 리카싱은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중국 광둥(廣東) 성 태생으로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에 온 리카싱은 1950년 청쿵공업을 창업한 후 항만, 통신, 소매, 부동산, 에너지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해 아시아 최대 재벌 그룹 중 하나를 건설했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초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후 중국에 처음으로 투자한 외국 기업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리카싱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4천억원)를 기부해 광둥 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샤오핑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카싱은 뒤를 이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중국 지도자들은 그를 여러 번 만나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카싱이 이번 명된에서 제외되자 홍콩 빈과일보는 "리카싱이 정치적으로 베이징 중앙정부에 협력하지 않고 수익성을 중시한 투자 활동을 펼친 결과 중국 지도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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