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제재면제에 동참했는지 입장 안 밝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에 대한 한국정부의 제재 면제 요청을 허가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조사규모와 허가 품목은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대북제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네덜란드 대표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대북제재) 위원회가 제재 면제를 승인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대표부 관계자는 서면절차(written procedure)를 통해 한국정부와 이 같은 협의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북제재위원회와 한국정부는 모두 구체적인 제재 면제 대상 물품이나 품목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남북철도 공동조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한 승인 서한은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 대북제재위원회의 설명”이라며 “따라서 이번 공동조사가 얼마만큼의 규모로 이뤄지는지, 또 투입되는 금액과 인력, 유류와 장비 반입 여부 등에 대한 내용은 당분간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남북한은 고위급회담을 열고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0월 하순 경의선 철도에 대한 북한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일정이 지연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면제 조치를 내리면서 조만간 남북 공동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들은 통일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음 주께 동서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면제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고 했다. 앞서 일각에선 미국이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미 국무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5일 미국정부가 제재 면제를 이정하고 지지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맞는지, 또 북한에 반입이 가능해진 물품은 무엇인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지난 20일에 열린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상기시키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긴밀히 조율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다만 남북철도연결을 위한 공동조사에 이어 연내 착공식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과 관련해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한 관리는 26일 ‘남북철도연결 공동조사에 관한 대북제재 면제를 미국이 지지하느냐’는 VOA에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며 “지금으로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날 발언을 이 문제에 대한 가장 가까운 답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5일 자신의 고향인 캔자스주 지역 라디오 KFDI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약속인 북한 비핵화를 실행해나가는 데에는 여러 요소가 있고 남북관계가 그 중 하나”라며 “대북제재가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어 여기까지 온 만큼 제재는 그대로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을 묻는 VOA의 질문엔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노력은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에 달려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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