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업체 화웨이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이 주둔 중인 주요 동맹국 정부와 통신업체에게 중국 화웨이가 개발·제조한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관료들이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동맹국 정부 관계자와 통신업계 경영진들과 접촉해 사이버안보 우려를 표하며 화웨이가 생산한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동맹국을 상대로 공공 부문, 민간 부문을 가리지 않고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중이고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관료들이 한국에 찾아와서 화웨이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화웨이가 5세대(G) 통신장비를 LG유플러스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12월 1일 5G 첫 전파 발사를 앞두고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 일대에 화웨이 장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SK텔레콤과 KT는 사이버안보 우려 등을 감안해 5G 통신장비 공급사에서 화웨이를 배제했다.

화웨이와 계약한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이버 보안 문제를 지적한 국회의원들에게 "4세대 통신장비도 화웨이 것을 사용했었는데 보안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적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도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배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 8월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의 5G 네트워크 자국 사용을 배제했고 영국 정부도 화웨이를 겨냥한 통신장비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2년 미국 의회가 중국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불법 정보수집이나 통신 방해를 자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면서 현재 미국은 화웨이의 자국 시장 진출을 불허하고 있다.

WSJ는 이번 미국의 조치가 자국의 방침을 해외까지 확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국방부는 민감한 통신을 위해 자체 위성통신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2일, 미국 국방부는 미군기지 내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시키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중국산 전자제품에 대해 정보당국이 보안상의 우려를 갖고 있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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