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3분기 실적
영업이익 증가율 6%대 그쳐…10분기 만에 '최저'
전체 영업이익 중 반도체 투톱 비중 52.4%...반도체 수요둔화에 앞으로 전망 더 어두워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국내 상장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1%이상 감소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3% 늘어난 45조8861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증가율로는 2016년 1분기(6.91%) 이후 10분기 만의 최저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48.02%)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 착시효과'를 걷어낸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24조473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11.38% 감소한 21조8388억원이었다.

올 3분기까지 이어진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0.93%, SK하이닉스는 73.19% 늘어났다. 두 회사가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4%에 이른다. 그러나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10월에만 각각 4.9%와 4.3% 떨어지는 등 반도체 가격이 하락국면에 접어들면서 4분기 이후부터는 반도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악화 가능성은 향후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이번 3분기에만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쳐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낸 상장사가 3곳 중 1곳을 넘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상장사 229개(코스닥시장 포함) 중 실제 영업이익이 추정치보다 10% 이상 낮은 기업이 82개(35.8%)에 달했다. 이 중에는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68.8% 낮았던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샘(-61.1%) 셀트리온(-43.4%) 아모레퍼시픽(-41.6%) 미래에셋대우(-40.4%) 등 업종 대표주가 상당수 포함됐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실적 비교가 가능한 기업 540개 중 340개(63%)가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17개 업종 중 전기전자와 건설, 섬유의복, 종이목재, 철강금속을 제외한 12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보다 감소했다. 전기가스업(-73.2%)의 감소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영업이익이 49.68% 급감한 한국전력이 속해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은 적자전환했고, 화학도 국제 유가 상승에 영업이익이 27.38% 감소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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