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대만독립 언론인 "미국-일본 지지 받을 때 독립 기회 잡아야"

평창올림픽 개막식서 입장하는 대만 선수단 [EPA=연합뉴스]
평창올림픽 개막식서 입장하는 대만 선수단 [EPA=연합뉴스]

대만이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 나갈 때 현재의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이라는 명칭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대만은 이달 24일 지방선거 때 10개 항목의 국민투표도 함께 시행한다.

동성 결혼 인정 여부, 후쿠시마 인근 일본산 식품 수입 금지 연장 여부 등에 관한 국민투표도 치러진다.

그중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만(Taiwan)'이라는 명칭으로 참가할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다.

중국이 1971년 대만을 밀어내고 유엔 회원국이 되면서 중국은 대만이 국제사회에서 '중화민국' 또는 'Republic of China'라는 국호를 쓰지 못하게 요구해왔다.

그 결과 198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만 측의 합의로 대만은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참가해왔다.

대만에서는 올해 들어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올림픽 참가 명칭을 바로잡자는 '정명'(正名)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펼쳐졌다.

그 결과 43만명이 국민투표 청원에 참여해 국민투표 성립 요건인 28만1,745명을 여유 있게 넘겼다.

국민투표는 1,900만명의 대만 유권자 가운데 25%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국민투표가 통과되면 정부는 3개월 안에 국민투표 결과를 반영한 법안을 입법원(국회)에 제출해야 하고 입법원은 이를 심의해 통과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1981년 이후 이어진 올림픽 참가 명칭을 '대만'으로 바꾸는 문제는 40년 가까이 이어진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서 대만 국내는 물론이고 대만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중국은 대만의 이 같은 '정명' 운동이 '변형된 독립 시도'라면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IOC는 이미 지난 5월 '대만' 명칭을 쓸 경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대만의 차이니스 타이베이 올림픽위원회에 통보했다.

이는 대만 국민투표가 통과되고 입법까지 끝나 대만이 실제로 '차이니스 타이베이'에서 '대만'으로 명칭을 바꿀 경우 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취임 이후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군부는 대만 독립 추구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무력 사용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신호를 수시로 발신하고 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 대화를 마치고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열되면 미국이 남북전쟁 때 그랬듯이 모든 대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조국 통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만에선 각계각층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친대만독립 성향의 중국 출신 재미화교 차오창칭(曹長青) 월드 차이니즈 프리비컨 운영자는 지난 4월 대만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중국은 대만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며 “일본과 미국의 강력한 두 지도자가 대만을 지지하고 있다. 대만이 정상 국가가 될 최고의 기회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 기회를 잡지 않으면 미국은 몇 년 후 다시 오바마 같은 대통령이 나와 친중국 정책을 펴면 대만은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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