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의원 "탄핵에 대한 우리 입장 이야기해야...탄핵 앞장서고 당 저주하고 나간 사람들 반성도 없이 돌아왔다"
정우택 의원 "집을 나간 사람을 데려오는 것을 보수대통합이라고 생각 않는다"
김성태 원내대표 "당내 다양한 입장 존재...국민들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
김병준 비대위원장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우리가 정리하고 가야할 부분"
자유한국당 일부 중진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또 "박근혜 정부보다 탄핵감이 많은 게 문재인 정부"라며 "저주하며 당을 나간 사람들이 한 마디 반성도 없이 돌아왔다"고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며 탈당했다가 복당한 일부 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홍문종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제가 쓴소리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우리 입장을 얘기해야 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우리 당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탄핵에 대한 확실하고 분명한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이게 나라냐. 따지고 보면 박 전 대통령보다 탄핵감이 많은 게 이 정부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때) 당밖으로 나갔다 들어온 사람들이 무슨 당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탄핵에 앞장서고 당에 침을 뱉으며 저주하고 나간 사람들이 한 마디 반성도 하지 않고 돌아왔다. 이들이 개선장군처럼 당을 좌지우지하면 당과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복당파 의원들을 겨냥해 비판했다.
홍 의원은 당협위원장 심사를 하고 있는 조직강화특위에 대해서도 "누가 (조강특위에) 칼질을 하라는 특권을 줬나.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의원도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심사 작업에 대해 "지금 원외 당협위원장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대표체제가 바뀌면 그때마다 원외위원장을 흔들어대니 지역구 관리를 연속적으로 할 수 없고 하려해도 흔들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보수대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도 "집을 나간 사람을 데려오는 것을 보수대통합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이는) 총선을 치르기 위한 숙제이기 때문에 차기 당 대표가 해야할 숙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상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재건에 중요한 이 가을을 허송세월하고 있는 비대위는 하루빨리 조기 전당대회 준비나 마치고 활동을 종결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어 신 의원은 "현정부의 잘못에 대해 당원과 국민과 함께 어깨걸고 싸워나갈 일이 하나둘이 아닌데, 전국의 일선 사령관인 당협위원장 공석이 한달째"라며 "야전사령관들을 다 옷 벗겨 놓고 추운 겨울을 맞이해 내년 2월 전당대회를 겨냥해 한물 간 보수 인사들 영입을 하네마네 하며 상층부가 정치공학적 통밥들만 굴리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반면 정진석 의원은 "홍문종 의원이 탄핵 백서를 만들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2년이 다 됐는데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탄핵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 갈등하는 것을 바라겠느냐"며 "지금은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제대로 비판하고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복당파인 김성태 원내대표는 "아직 당내에는 다양한 입장과 인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잘못은 잘못대로 수용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견이 없을 수 없고, 결국은 토론이 있어야 하지만, 토론이 당의 통합성에 악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탄핵 입장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우리가 정리하고 가야할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시점이 적절한 시점이냐. 오히려 당의 중심성을 강화하면서 그런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