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 vs 기관 수급공방...연기금 2036억원 순매수
국민연금 올 국내 주식투자로 10조원 손실...국내주식비중도 이미 한계치
김동연 "컨틴전시 플랜 준비돼 있다"
오정근 교수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 필요한데, 거절 가능성 커"

 

코스피가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일단 2000선을 회복했다.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18.64포인트(0.93%) 오른 2014.69에 거래를 마쳤다. 어제보다 10.10포인트(0.51%) 내린 1985.95로 출발한 이날 코스피는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와 기관의 매수세가 수급공방을 벌이다 기관이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우상향곡선을 그렸다.

기관이 홀로 5267억원을 사들였는데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203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747억원과 1719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이 개입하는 주가방어는 한계가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전체 자금의 18.0%로 축소하기로 한 상황인데, 이미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이 19.1%다. 내년까지 1%포인트 이상 비중을 줄여야 하는 만큼, 연말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민연금은 또 올해 국내주식투자로 10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상황이다. 따라서 주가하락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손실은 불가피하다.

한편 외국인은 이번 달 들어 4조 5000억원이 넘는 기록적인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3년 전인 2015년 8월(-4조 295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10월 한달동안 코스피가 약 13% 하락했는데, 경제 위기가 터져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 증권시장의 12% 하락률보다도 높았다.

한 달 만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60조원 이상이 증발한 것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23.13%가 하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로 인해 증시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계속되는 증시하락과 관련해 ‘컨틴전시플랜 (비상계획)’이 준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종구 금융 위원장도 30일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해 가동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금융ICT 융합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오늘 펜앤과의 인터뷰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만약에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것은 아마 통화 스와프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증시하락을 막기위해서는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켜서 돈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두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반기업 정책을 친기업 정책으로 바꿔서 경제를 근본적으로 건실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한미 한일 통화스와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부가 조성한다고 하는 5000억원의 증시안정기금이나, 연기금의 방어는 계속해서 증시하락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교수는 현재의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선 2008년도 처럼 3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을 줄여 자금이탈을 막고, 금리를 내려 경기의 추락속도를 늦추고, 주가도 어느정도는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한일 관계는 역사문제로 악화일로인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이 통화스와프를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교수는 "근본적으로 현재의 친노동 반기업정책기조를 수정하지 않으면 주가도 경기도 동반 추락세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