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수사내용 유출 지적하던 중…"국민 단순 호기심으로 보게 돼" 언급도
"본인은 호기심으로 정치하냐" 비판 쇄도, 바른미래 "與 의원이란게 안타까워"
김병관, 오히려 "왜곡보도 유감" 언론 책망…사건 발생 지역구는 같은당 금태섭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흉기 살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거센 가운데,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분당구갑·초선)이 '지금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질 사건은 아니'라거나, '(수사 내용이 계속 알려지면) 단순 호기심으로 보게 된다'고 규정하는 발언을 해 비판 여론이 쇄도하고 있다. 

김병관 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발(發)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관련 보도가 이어지는 데 대해, 수사 초기부터 내용이 공개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성남시분당구갑·초선)

김 의원은 "해당 사건과 관련된 소식이 당일 오후 4시5분에 언론에 나왔다"며 "기사를 보며 이 사건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 왜 자꾸 수사 첫 단계부터 공개되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일 때는 비공개가 원칙인데 너무 많이 나온다. 경찰 관행일 수도 있는데 이런 건 좀 없어져야 하지 않나"라며 "종결될 때까진 비공개여야 하고 예외인 경우는 재범 우려가 인정될 때, 국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아 빨리 해결해야 할 때 등 규정에 명시돼 있는데 이 사건은 그런 것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뒤이어 그는 "자꾸 조각조각들 단편적인 사건 내용들이 흘러나가면서 저는 지금 이렇게 우리 국민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그래야 될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이런 사건들을 바라보게 되는 문제점들이 있다"고 발언했다. 

이 중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질 사건은 아니라고 본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것" 등 일부 발언이 상당수 언론을 통해 확산됐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알바를 하던 20대 청년이 칼에 난도질당해 죽은 사건인데 어떻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냐" "국민들은 그 알바생이 내 아들같고 친구같고 조카같아서 마음아파하는데 호기심으로 보이냐" "본인은 호기심으로 정치하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은 이날 김정수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민의 관심 대상마저 자의적으로 규정한 김 의원의 발언을 질타했다.

김정수 부대변인은 "며칠 전 스물한 살의 청년이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또 마음 아파하고 있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45만에 달한다"며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공감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관심 가질 사건이 아니다'라며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는 이가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비난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그러나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 "취지가 전혀 다르게 왜곡보도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언론을 책망했다.

그는 "(발언 취지는) 경찰의 잘못된 공보행태에 대한 지적이었다"며 "사건 내용들을 흘려 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경찰 관행은 많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보지침을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당부"한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저의 발언이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왜곡되어 보도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젊은 청년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들께도 진심으로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발발한 내발산동은 김 의원과 같은 당 초선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서울 강서구갑)다. 

금태섭 의원은 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국감 중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역 주민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먼저 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일점일획의 의혹이나 미진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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