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부가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 침투
-주민들 항의에도 계속 붙어있어
-전국 단위로 조직적 관리

지방분권개헌 천만인 서명부(남양주 소재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지방분권개헌 천만인 서명부(남양주 소재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15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전체 25개동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지방분권개헌 천만인 서명부’가 문제였다. 한 주민은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이런 정치적인 유인물이 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까지 붙어 있나”라고 항의했다. 이어서 더 많은 주민들이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서명부’를 땔 것을 요구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읍의 이장 전체회의에서 결정이 난 사안이고, 이장님이 직접 말씀하신 사안이다’라고 말하며 서명부 철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남양주시의 다른 아파트들에도 서명부가 배치 된 것으로 확인됐다. PenN의 취재 결과, 이장들은 읍단위의 이장회의에서 서명부와 서명 취지문을 하달 받아 각 맡은 지역에 배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이장들에게 서명부를 하달하고 있는 것일까?

이장들은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자치센터는 시청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었다. 남양주시 뿐만이 아닌 전국의 시청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로부터 협조 공문을 받고 분권개헌 서명부를 하위 단체로 하달하고 있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지방 4대 협의체 중 하나로 전국의 시장, 군수, 구청장들을 회원으로 하고 있고, 지방 분권 개헌을 적극 지지한다. 협의회는 전국의 시청, 군청, 구청에서 매달 회비를 걷어 운영이 되고 있다.

협의회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일단 5당 대표가 선거당시 지방분권 개헌을 지지했고, 모든 시장·군수들이 협의를 한 것이니 동의가 된 사안으로 보고있다”고 지방분권개헌 공문을 보낸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문을 보낸다고 해서 모든 지자체가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경기도 같은 경우 31개 시·군 중에서 25곳이 참여하고, 나머지 6곳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의 각 주민센터에도 서명 취지문과 서명부가 배치되어 있다.

 

지방분권개헌 서명 취지문(서울 양평동 주민센터)
지방분권개헌 서명 취지문(서울 양평동 주민센터)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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