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슈끄지 육성 담겼다는 오디오 증거자료 요청

사우디 언론인, 이스탄불서 자국 총영사관 간 후 실종 [AFP=연합뉴스 제공]
사우디 언론인, 이스탄불서 자국 총영사관 간 후 실종 [AFP=연합뉴스 제공]

터키 경찰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에 사우디 왕실이 개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경찰은 16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 영사 관저 조사를 시작한 결과 카슈끄지 살해 증거를 찾아냈으며, 시신은 훼손된 후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터키 일간지 예니 샤파크는 사건 당시 상황을 담은 녹음파일을 분석한 결과 카슈끄지가 손가락을 잘리고 참수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도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 총영사 집무실에서 서재로 끌려가 주사기로 독성물질을 투여당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터키 경찰은 전날 영사관 내부 곳곳에서 새 페인트로 도색한 흔적을 발견했다.

용의자들의 이름과 신분도 확인됐다. 터키 경찰은 암살팀 15명 중 7명의 여권 사본을 언론에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 중 한 명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경호원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빈 살만 왕세자의 스페인, 프랑스 방문 당시 수행하는 모습의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

NYT는 용의자 중에 사우디 내무부 소속 법의학자 살라흐 알 투바이지와 근위대원 무함마드 사드 알 자라니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CNN은 이들이 빈 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정보기관인 정보총국(GIP)의 고위관리가 보낸 팀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것은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신은 유죄라는 것”이라며 “나는 그런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 카슈끄지 실종사건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게 제기됐던 성폭력 의혹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사우디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속단하지 말고 수사 결과를 기다리라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박하며 며칠 내에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슈끄지가 단순히 살해된 게 아니라 손가락이 잘리는 고문을 당한 후 참수된 구체적인 정황이 오디오로 확인됐다는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파크의 보도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증거를 터키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왕과 면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사우디 측에 실종사건을 완전하게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보호하려는 것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11월 5일부터 이란 석유제품 수입금지 등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이란을 제재와 국제유가 안정을 병행하려면 사우디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