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중이던 뉴욕증시 조정 국면에서 나온 발언
"무역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연준도 도와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美연방준비제도 의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美연방준비제도 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비판했다. 인플레이션이 미비하고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와중에 중앙은행이 너무 서두른다는 것이다.

연준의 하반기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면서 채권금리가 오르고, 이에 맞물려 고공행진을 하던 뉴욕증시가 조정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저금리를 원한다”며 “우리가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고 있고, (경제에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굳이 이렇게 빨리 금리인상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경제 지표들이 신기록 행진 중”이라며 “나는 조금도 이 기세를 꺾이게 하고 싶지 않다” (I don't want to slow it down even a little bit)고 덧붙였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에 대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반드시 주식이나 세계경제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증시가 지금까지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감안할 때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3.5%에 이르면 주가는 취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 행보를 비판한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로이터통신 및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를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국가와 매우 강경하게 협상하고 있고,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연준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기 전까진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강달러 현상을 늦춰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통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여러 차례 비난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5일을 전후로 하반기 환율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백악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하도록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경우 1년간 환율 절상 노력 등을 하지 않으면 미국 조달시장 참여 금지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미국은 지난 4월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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