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교황-文대통령, 18일 정오 면담"
靑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위한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지지 속에 강화되는 계기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에 나선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 불과 보름여 만에 또다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문 대통령이 13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순으로 유럽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으로 가장 먼저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다. 이어 17~18일 이탈리아 로마로 이동해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평양에 오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김정은의 초청을 전할 계획이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8일 정오에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의 면담 하루 전인 오는 17일 오후 6시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진행된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님의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습니다’라는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평양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보라고 제안했고, 이에 김정은이 적극적인 환대의 뜻을 보였다. 당시 김정은은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 화해를 교황청에 알리겠다는 김희중 대주교의 말에 허리를 숙이면서 ‘꼭 전달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8~19일 벨기에를 방문해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ㆍEU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에 대한 글로벌 동반자'를 주제로 개최되는 아셈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행선지인 덴마크에서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21일 귀국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으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 지지 속에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질서'에 대해 얘기했다. 한반도 문제가 남북 양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에서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유럽순방을 통해 이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으로도 지지를 받고, 새로운 흐름이 강화되고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U는 국제질서를 떠받치고 지탱하는 큰 기동"이라며 "EU에서의 성과가 다시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