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홍웨이, 부패로 실각한 저우융캉 발탁 인사...표적수사 논란

멍홍웨이 [연합뉴스 제공]
멍홍웨이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하순 이후 실종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의 중국 출신 총재가 중국 반부패 당국에 전격적으로 체포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체포 사실이 공개된 직후 총재직에서 물러났다.

중국 공산당의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7일(현지시간) 늦은 밤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폴의 멍훙웨이(孟宏偉·64) 총재가 법을 위반해 반부패 당국인 국가감찰위원회의 감시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AP와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멍 총재는 지난달 25일 모국으로 출장을 간다고 나간 뒤 연락 두절 상태였으며, 인터폴은 실종과 관련해 중국에 명확한 입장을 요구해왔다.

기율위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조직은 중국의 공무원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지도체제를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발표 직후 인터폴은 멍 총재가 총재직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인터폴은 다음 달 18~21일 열리는 두바이 총회에서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이며, 이때까지 한국인인 김종양 인터폴 집행위원회 부총재가 총재 대행을 맡는다. 김 대행은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거쳐 2015년 인터폴 부총재에 당선됐다.

중국 당국의 체포 발표는 멍 총재 부인이 인터폴 본부가 있는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편이 위험에 처했다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촉구한 직후 나왔다.

멍 총재의 부인 그레이스 멍은 기자회견에서 남편이 출장을 간다면서 집을 나간 직후인 지난달 25일 남편으로부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음을 의미하는 칼 모양의 이모티콘을 메시지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를 받기 몇 분 전에는 "내 전화를 기다려라"는 문자도 받았다면서 남편이 "매우 바쁜 사람이지만 우리는 매일 연락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스 멍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뒤로 돌아선 채 울먹이면서 준비한 원고를 중국어와 영어로 번갈아 읽었고, 사진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 멍 총재는 부인 및 두 아들과 함께 프랑스에서 지내왔다.

한편 멍 총재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16년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4년 임기 인터폴 수장으로 선출됐을 때 국제인권단체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당시 국제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멍 총재의 지위를 이용해 해외의 반체제 인사들을 추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발탁한 인사라는 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멍 총재는 2004년 저우융캉에 의해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됐으며, 지금도 그 직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멍 총재 체포 사건이 시 주석파의 저우융캉 잔존 세력 ‘설거지’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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