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총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보낸 기조연설문에서 “북미가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를 적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그 같은 법적, 제도적 메커니즘을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북한 비핵화 이전에 미국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먼저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태 총장은 당초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행 비자가 허가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이기호 참사관이 연설문을 대독했다.

그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한반도 비핵화를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신뢰구축 조치이자 강력한 원동력”이라며 “미국이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나머지 전 서계에서 진정한 평화와 안보를 원한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총장은 또 “한반도 비핵화는 결코 우리 공화국(북한)의 일방적인 핵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반도의 비핵화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한반도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실질적인 핵 위협을 완전히 제거, 전체 한반도를 핵무기로부터 자유로운 지역으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과정은 두 분야로 나뉜다”며 “하나는 한반도에서의 미군의 핵 위협 제거이고 다른 하나는 이에 상응해 우리 공화국이 보유한 핵과 관련해 미국의 우려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전략 핵자산 전개를 통해 미군의 핵 위협도 제거돼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포럼은 미국 그리스도교협의회(NCCC) 등으로 구성된 행사 조직위 주최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이재정 의원이 참석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서면 축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갈망에 부응해 평화와 평화로운 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보수 강경파가 난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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