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 알리바바 시총 473조원으로 키우고 자선사업 '인생 2막' 도전

중국 정보통신(IT) 업계의 대표적 인물인 마윈(馬雲)이 내년 9월 10일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마 회장은 10일 인터넷으로 성명을 내고 "오늘 알리바바가 19주년을 맞는 날,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모두에게 말씀드린다"며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알리바바 설립 20주년 기념일인 내년 9월 10일 알리바바 이사회 주석(회장) 자리를 장융(張勇) CEO에게 승계한다"고 밝혔다.

내년 9월 10일은 마윈의 만 55세 생일이자 절강성 항저우의 한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립한 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

마 회장은 "오늘부터 장융과 전적으로 협력해 우리 조직의 과도기를 위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2019년 9월 10일 이후에도 저는 2020년 알리바바 주주총회 때까지는 여전히 알리바바 이사회 구성원 신분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여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알리바바 지분 6.4%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 회장은 "저는 심사숙고하면서 진지하게 10년간 물러날 준비를 해 왔다"며 "(저의 사퇴는) 알리바바가 전적으로 특정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회사에서 인재에 의존하는 기업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덧붙여 "알리바바는 예전부터 원래 마윈의 것이 아니었지만 마윈은 영원히 알리바바에 속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 하나인 알리바바 설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원래 저장성 항저우사범대학을 졸업해 영어 교사를 하다가 중국의 개혁개방 바람을 타고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마 회장은 동료 17명과 함께 1999년 저장성 성도 항저우(杭州)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초기에 기업 대 기업(B2B) 거래에 초점을 맞추던 알리바바는 기업 대 개인(B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寶)로 사업 중심을 옮기고 나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오늘날 중국에서 타오바오(淘寶), 티몰 등 알리바바 계열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달리고 있다.

이후 알리바바는 즈푸바오(支付寶·알리페이)를 내놓아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석권했고 이후 사업 분야는 인공지능(AI),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도 넓어지면서 알리바바는 일개 전자상거래 기업이 아닌 중국인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제국' 수준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한편 중국의 대기업 창업자 1세대 가운데 마 회장과 같은 조기 사퇴는 매우 드물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나는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가 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내가 그보다 하나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빨리 은퇴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은퇴가 한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교육에 초점을 두고 더 많은 시간과 재산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 시절 영어를 특히 좋아하기는 했지만 손재주나 배우라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삼수 끝에 항저우사범대학에 들어갈 정도로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마윈은 항저우의 한 대학 영어 강사로 발령 받은 바 있다.

그는 공식적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저에게는 아직 많은 아름다운 꿈이 있습니다. 교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세상이 이렇게 크고, 나는 아직 젊은데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다"고 말해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 계획을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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