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참사·소득양극화 책임을 前정부로 전가하려던 민주당 당혹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하위 소득자의 실업을 야기하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키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책임이라는 주장을 내놓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가 과거 비(非)좌파 정부에서 소득분배가 악화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나온 '조세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분석'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소득 분배가 악화되지 않은 것으로 5일 밝혀졌다.

국세청의 소득 100분위 자료를 활용해 소득계층별 소득분배 추이를 분석한 국회예산정책처는 "소득 상위구간의 소득점유비중인 통합소득의 소득집중도(상위 20%)는 2008년 56%에서 2016년 54.7%로 감소했다"며 "소득집중도의 값이 클수록 소득분배가 악화됨을 의미하므로, 위 결과는 분석대상기간 우리나의 소득분배는 악화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회예산정책처는 "상위 20%의 소득점유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상위 20%의 연평균 소득 증가율이 하위 20%의 연평균 소득 증가율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라며 상위 20%의 연평균 소득 증가율은 6.5%였고 하위 20%의 연평균 소득 증가율이 9.5%였다"고 부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인 2008년부터 2016년까지의 소득 양극화는 오히려 개선됐다. 국세청의 소득 100분위 자료를 활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현재 국가에서는 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 조사 외에 소득분배에 관한 자료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세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분석하겠다는 국회예산정책처를 위해 2008년부터 2016년까지의 소득 데이터를 제공했고 이는 주기적으로 공개되는 자료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 역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분석기간동안 소득분배가 개선되는 추세로 나타나는 것은 지니계수 결과와 일치한다"고 보고서에 게재해두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지니계수는 2008년 0.314에서 꾸준히 줄어 2015년 0.295까지 떨어졌고 2016년에는 0.304로 소폭 올랐다.

올해 1분기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 하위 20%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득분배가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고 작년 동기대비 8%나 급감하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분기 역시 소득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전년 동기보다 7.6% 감소했다. 2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감소폭이었다.  

문재인 정권은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이론을 실험하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며 내걸었던 목표 중 하나인 소득불평등마저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통계청 가계소득동향 조사로 드러나면서 정권에 가해진 충격은 예상보다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악화된 경제를 바로잡기 위해 잘못된 정책을 폐기하는 것보다 통계청장을 교체하는 상식 밖의 선택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호(庇護)하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 정부에서 소득불평등이 심화된 이유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잘못된 경제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책임전가에 나섰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면서 최저임금을 급속도로 인상해 일어난 '고용 참사'의 책임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성장잠재력이 매우 낮아져서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 역시 지난달 24일 "양극화가 유례없이 심화된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경제정책이 역주행한 것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말한 바 있고 그 근거를 묻는 질문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소득불평등이 최근 10년간 악화됐다는 보고서를 본 기억이 있어 그렇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