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N 조찬포럼서 박정자 상명대 불문과 명예교수 강연

2016년 한국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이 1789년 마리 앙투와네트를 희생양으로 삼은 프랑스 대혁명의 어두운 이면을 공유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두 사건 모두 ▲특정 세력의 기획을 배후로 ▲잔학성을 띤 비방중상과 폭력이 난무했고 ▲마리 앙투와네트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여성혐오(여혐)가 두드러졌으며 ▲자발성과 합법성으로 포장됐으며 ▲언론·법조계가 적극 주도했다는 것이다.

박정자 상명대 불문학과 명예교수는 10일 오전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열린 PenN 조찬 포럼에서 "프랑스 대혁명을 닮고 싶어 한 촛불 집회"라는 주제로 이런 내용의 강연을 진행했다.

 

박정자 상명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PenN 조찬 포럼에 참석, "프랑스 대혁명을 닮고 싶어 한 촛불 집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PenN)
박정자 상명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PenN 조찬 포럼에 참석, "프랑스 대혁명을 닮고 싶어 한 촛불 집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PenN)

 

박 교수는 우선 "근대 이후 모든 나라의 혁명 모델이 바로 프랑스 대혁명이다. 20세기 초 소련 공산주의 혁명도 그렇고, 1940년대 모택동의 공산혁명도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생각하든 아이러니하다"며 "공산주의혁명은 무산 계급 프롤레타리아가 자본가 계급 브루주아에 대항해 혁명하는 것인데, 프랑스 혁명은 브루주아 혁명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과서에서도 '프랑스 혁명은 시민 혁명'이라는데 그 시민은 브루주아 계급"이라고 짚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우리나라 좌경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던 1980년대부터 혁명의 잔인성, 폭력성, 비인간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혁명의 '잔인성'을 화두로 올렸다.  

그는 "근대 이후 모든 혁명이 전부 프랑스 혁명을 모델로 삼고 싶어했다는 건 그 혁명이 매우 잔혹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잔인함과 공포야말로 인간을 통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라며 혁명 당시 프랑스에서 약 5년간 '단두대 처형'으로만 2만여 명이, 전국 단위로 수십만 명이 죽어간 사례를 들었다.

특히 "그 잔인함을 우리나라 좌파가 굉장히 부러워하며 닮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촛불시위 때도 단두대가 등장했다"며 "하나만 만들어 가져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찾아 낸 두 개만 해도 (서로)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촛불시위 전후로 거대한 단두대 제작과 보관, 동원 일련의 과정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됐음을 짚은 뒤 "촛불 측이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시민 참여'라고 하는데 이것만 봐도 조직적인 세력의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모든 혁명은 군중집회를 자발적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자발성을 강조하려면 현 체제가 굉장히 모순됐다고 주장해야 한다. 지도층이 부패했고, 학정을 못 견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는 논리는 다시 말하면 '기획자가 없다', '주동자가 없다'는 것"이라며 "초기에 1~2% 정도는 있었겠지만 (촛불시위의 주체가) 결코 순수한 시민들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탄핵 촛불시위를 주도한 '퇴진행동'은 허위로 드러난 과거 '광우병 촛불시위'와 그 주축 세력(민주노총 등)이 같다. 이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가담해 촛불정국 내내 '국정농단'이라는 거창한 프레임에 기대어 부패 의혹을 띄우고, 건국 이래 오랜 폐단과 국민들의 불안·불만을 과장해 전부 박근혜 정부에 전가하는 여론 몰이가 계속된 바 있다.

박 교수는 촛불시위 당시 참여 시위자 SNS에 올라온 사진과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들에 바스티유 감옥 사령관이던 로네이 후작의 목을 삼지창에 꿰어 들고 다녔다는 설명이 담긴 그림을 동시에 보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자른 목을 꼬챙이에 끼워 매달았는데, 이게 바로 프랑스 혁명의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나체 상태로 박 전 대통령이 남자 어린이를 강간하는 모습을 묘사한 좌파 예술가의 그림도 화면에 등장했다. 박 교수는 "저속한 포르노 수준 성적 스캔들을 정적들이 만들어서 밀어붙이니 앙투와네트도 완전한 '색정광 여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밀회를 했다거나, 그에게 숨겨둔 자식이 있다거나, 참사 자체가 어린 학생 300명을 인신공양한 것이라는 낭설이 언론과 SNS로 무분별하게 확산된 것도 유사한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프랑스 혁명도 촛불시위와 탄핵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고 '합법 빙자' 성격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프랑스 혁명 때도 완전히 법적인 절차를 밟아 재판을 거쳐 루이 16세와 왕비 앙투와네트를 '국가반역죄' 죄목으로 처형했고, 우리도 특검이나 헌법재판소를 통해서 완전히 합법적인 절차 속에서 진행을 했다"는 것이다.

국내 여론의 주된 화두인 '여혐'도 거론했다. 그는 "여혐이라는 건 '여성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당하는 모욕' 아니겠나. 그렇다면 앙투와네트에게 가해진 그 상상할 수도 없이 추잡한 스캔들은 바로 여성이기때문에 가해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 가해진 것도 그런 게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고 비교했다.

앙투와네트를 둘러싼 스캔들은 ▲왕태자 아버지가 루이 16세가 아니라는 소문 ▲로앙 추기경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진 것처럼 조작한 '목걸이 사건' ▲왕실 재정 적자 초래설(실제로 궁정 예산의 6%만 사용) ▲9세 아들과 근친상간을 했다는 거짓 법정 증언 등 부지기수였다. 모두 앙투와네트의 여성성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낭설과 유사하다.

박 교수는 또 "프랑스 혁명도 그랬고, 한국의 촛불혁명은 '언론과 사법의 난'"이라고 규정했다. 언론 역할에 관해 "프랑스 혁명은 악랄하고도 집요하게 왕비의 음란성과 사치설을 부각시켰다. (프랑스 혁명) 당시 팜플렛은 요즘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비슷했다. '여혐'과 '자발성'의 모티브 확산에 지대한 공로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다음 법조인, 판검사들이 프랑스 혁명을 이끌었다. 로베스피에르와 당통 등이 모두 변호사였다"며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언론의 도움을 받은 특검, 헌재 등 법조인들의 정권 탈취"라고 지적했다.

특히 프랑스 혁명의 최대 수혜자이자 기획 세력을 제3 신분의 '브루주아'로 지목한 그는 "브루주아 계급 중에서도 법률가들이 주도했다. 혁명 당시 국민공회 의원 50%가 변호사 등 법조인이었다"고 밝혔다. 큰 틀에서는 브루주아 계급이 기획했지만, 끝내 로베스피에르를 마지막으로 혁명 주동자들이 모두 처형되고 이후 왕정 복고가 일어나는 등 일부 왕족과 귀족도 혁명을 이용한 사례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도 "촛불혁명은 언론·사법이 연대한 혁명이었다"고 강조한 뒤 "아주 법적인 절차 속에 진행됐기 때문에 얼떨결에 정권을 빼앗겼다. 세월호(농성 중심세력)와 촛불을 지지하지 않는 우파 세력은 굉장한 모욕감과 수치심 속 지난 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과 사법의 난이었다면 치유(의 방법)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합법 투쟁'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조찬 포럼에는 정규재 대표이사 겸 주필을 비롯한 PenN·정규재TV 임·직원 일동과 사모 주주, 객원 칼럼니스트, PenN·정규재TV 후원회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박 교수의 강연 외에도 정규재 주필의 PenN 운영 현황 설명, 장준홍 산부인과 전문의의 비만·건강 관련 이론 소개 등이 진행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