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對北)지원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그의 3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의 대북활동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허 전 행정관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아버지는 대북송금으로 북을 돕더니 이제는 반일(反日)로 유업을 이어가려는가. 김홍걸 그의 행보가 위험하다”며 최근 김홍걸 의장의 행보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먼저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국정원을 시켜 현대그룹을 통해 김정일에게 5억달러(현금 4억 5천, 현물 5천)를 전달했다. 미국의 추적으로 확인된거만 5억달러이니 비밀리에 전달됐을 자금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은 핵개발 할 의지도 없다. 만약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내가 책임을 질 것이다’라고 호언장담 했다”면서 “그의 발언이 무색하게 북의 핵개발 야욕은 차곡차곡 진행되었고 그는 책임을 지지 못한채 고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전달된 대북자금이 “핵개발로 돌아와 국민들을 사지에 몰고 있으며, 대량아사 경제파탄 등의 위기에 몰렸던 김정일이 기사회생 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한 최근 김홍걸 민화협 의장이 북한 민화협과 협의해 ‘일본 각지에 흩어진 약 2200구의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을 봉환하는 사업을 남북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무엇이 중요한가. 절박한 상황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북한에 강제 억류되어 있는 선교사 및 전후납북자 등이 약 500명”이라며 “그 사람들은 지금 간절하게 구원 요청하고 있는 생존한 우리 국민이다. 그 가족들은 수년 수십년 눈물 흘리며 매일 구원을 간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홍걸 의장이 북한 민화협에 '납치된 우리 국민을 돌려보내라' 요청했다는 소식은 없다”면서 “김홍걸은 억류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외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허 전 행정관은 “미국 일본 유럽 자유국가와 힘을 합쳐 북한 핵폐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이때 북한과 손잡고 일본과 대척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라며 김 의장의 대북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허 전 행정관은 전북대 총학생회장, 전북총련 의장을 지낸 좌파 운동권 출신으로 좌파 이념의 미망을 깨닫고 우파로 전향해 특히 북한 민주화운동과 북한 인권운동에 주력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그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정부 시절 대기업에 특정 단체를 지원하도록 지시하고 친정부 시위 등을 독려했다는 일명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기소됐으나 올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특히 검찰 수사및 재판 과정에서 다른 상당수 전(前)정권 인사들과 달리 책임 떠넘기기나 굴종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소신에 입각한 당당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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