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디지텍고 설문조사 결과, 한국사 국정교과서 사용 전에는 80%가 ‘반대’
실제 사용 후에는 50% 이상이 ‘유익했다’고 답해

한국사 교과서를 실제로 사용한 학생들의 50% 이상은 국정교과서가 ‘유익했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확인됐다.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라는 한국사 국정교과서에 대한 일각의 평가에 학생들은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박근혜 정부에서 마련했던 국정교과서는
현재 교육부 지시에 따라 폐기처분된 상
태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역사교과서
연구학교와 배포 희망학교 117개교 등에
공문을 보내 역사교과서 폐기를 요청했다.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등학교는 9일 “국정교과서와 비상, 교학사 등 세 권의 역사 교과서로 수업을 받은 1학년 학생들 중 90%가 국정교과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한 학생들은 ‘매우 유익했다(23.6%)’, ‘유익했다(26.8%)’, ‘보통이다(38.5%)’고 답해 국정교과서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기 전에는 80.2%가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국정교과서 사용에 찬성한 학생들은 19.8%였다. 국정교과서 사용 전과 후에 실시된 설문조사에는 1학년 총재적수 150명 중 136명과 127명의 학생이 각각 참여했다.

반면 실제 사용 후에도 ‘유익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은 8.7%, ‘친일‧친미‧독재 미화 교과서다’고 답한 학생은 2.4%에 그쳤다.

‘비상교과서, 교학사 교과서, 국정교과서 중 어떤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에는 50.4%가 여러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세 권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국정교과서의 사건별 서술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1945년 8월 15일 광복’ 서술이 ‘잘 서술되었다’고 답한 학생들은 56.7%인 반면, ‘독재 미화, 친미’라고 답한 학생들은 3.9%에 그쳤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서술에 대해서도 ‘독재를 옹호했다’고 답한 비율은 4.7%에 그쳤다. 반면 ‘국정교과서가 독재를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있다(58.3%)’고 답한 비율과 ‘잘 모르겠다(33.1%)’고 답한 비율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디지텍고등학교의 곽일천 교장은 “실제 사용 전에는 80%의 학생들이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했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 그 자체보다 특정한 역사관을 강요하지 않는 선생님들의 유연한 수업 태도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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