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금융당국의 비은행권 대출업체 단속으로 유동성 악화"

중국 기업들이 겪는 최대의 문제는 미중 무역전쟁이 아닌 자금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중국에서 무역전쟁보다 더 큰 걱정'이라는 제목으로 "중국 당국의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에 대한 엄중 단속이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투자자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금융 전문가들을 인용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미중 무역갈등만 주시해 왔지만, 이제는 중국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를 상대로 한 금융당국의 단속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금융선진화를 위해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와 같은 '그림자 금융'(비제도권 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자금난을 가중한다.

중국 금융감독 수장인 궈슈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주석도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루자줴이(陸家嘴) 금융포럼에서 건전한 금융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현재 이자율이 상승하고 이익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상환을 연장받거나 재대출받는 게 힘들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금난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지난 1월 최고경영자(CEO)인 저우젠찬이 자살한 저장(浙江) 성 저장진둔 그룹의 경우 자산이 11억 위안에 불과했지만, 총부채는 98억 위안에 달했다.

더구나 저장진둔 그룹의 총부채 중 3분의 1은 사채업자나 개인 대출자로부터 조달한 것이었다. 한 사채업자에게서 빌린 채무의 이자율은 연 120% 이상에 달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총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40% 수준에서 지난해 GDP의 257%까지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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