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전주시 이전 등으로 '인재난'도 심각한 상황

국민연금 수익률 추이

국민연금 수익률이 올들어 1%대(연평균 누적 수익률 0.89%)로 추락했다. 이는 작년 7.28% 연 환산 수익률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9일 국민연금 공시 자료에 따르면 국민 노후 자금 635조원을 굴리고 있는 국민연금의 올해 1~4월 수익률은 0.89%로 추락했다.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연 2.0~2.25%)보다도 낮은 1.66%다.

이같은 국민연금의 저조한 성과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독립성을 크게 해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작년 4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전주로 이전하면서 수도권 인재들을 자처해서 끊어버렸다. 또 '적폐청산'이란 이유로 해임되거나 새로운 인재들을 애초에 차단시키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고성원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뉴욕사무소장은 국민연금 뉴욕사무소장 임기가 끝나고서 기금운용본부 운용지원실로 발령이 났지만 전주로 업무 복귀가 부담돼 사의를 표명했다.

채준규 주식운용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지난주 해임됐다. 이른바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작년 7월 사임한 강면욱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직무를 1년간 대신하던 조인식 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 또한 4일 사의를 표명했다. 1년째 공석인 기금운용본부장은 그나마 대행업무를 봤던 조 실장마저 사의를 표하면서 국민연금은 심각한 인재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이같은 '탈(脫)인재' 현상으로 실장급 이상 인사 9명 가운데 네 자리가 공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직 또한 지난달 말 기준 정원 274명 중 32명이 공석이다. 또 전주로 이전한 이후 2016년에 30명, 2017년이 27명이 사표를 냈고 올 들어서도 20명 정도가 국민연금을 나갔다. 

국민연금은 작년 기금운용본부를 전주로 이전하면서 인재가 심각하게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전북 전주시덕진구에서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를 감행했고 결국 우려한대로 김 이사장이 자처해서 인재들을 끊어버렸다는 비판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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