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필자는 “서울시 태양광 미니 발전소 사업은 혈세 낭비이며 반환경적이다“는 글을 올리며 이 사업을 당장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을 올리자 주변에서 보다 더 상세한 설명을 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오늘은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발전이 왜 경제성이 없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1. 260w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고 20년간 발전시 투자 비용

서울시의 ‘태양광지원센터’ 홈피에 제품을 소개한 것을 보면, ‘260w 태양광 모듈’ 설치 비용으로 가장 싼 것이 534,000원이며, 이 중에 364,000원은 서울시가 지원하고, 자부담은 170,000원이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가구는 초기 설치시의 자기 부담금만 투자하고 20년간 태양광 발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버터 수명이 10년 밖에 되지 않아 20년간 1번은 교체해야 하고, 20년간 이사를 1번 정도 다닌다고 하면 이전비용도 자기가 부담해야 하며, 20년 뒤 태양광모듈을 폐기시에는 그 폐기비용도 부담해야 합니다. 태양광 모듈(패널)을 철거하거나 재설치하는 것은 가구주들이 할 수 없어 (에어콘과 같이) 전문가를 불러서 해야 합니다. 모듈(패널)과 인버터 폐기시에도 전문가가 철거해야 하고 수거, 운반, 폐기에도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따라서 260w 태양광 미니 발전을 하는데 투자되는 비용은,

1) 초기 태양광 설비 투자 비용(태양광 모듈+인버터+설치비용) : 534,000원(자부담 170,000원, 구청 지원금 100,000원을 추가로 지원 받을 시에는 70,000만원)

2) 인버터 교체 비용 : 200,000원

3) 이사시 태양광 모듈 등 설비 이전(철거 및 재설치) 비용 : 100,000원

4) 태양광 모듈, 인버터 폐기 비용 : 100,000원

합계 : 934,000원 (자부담 : 570,000원, 구청에서 100,000원 추가 지원시에는 470,000원)

* 사실 상기 비용 외에 추가 되는 비용이 더 있습니다. 수리보수비용입니다. 5년간은 무상보증수리를 해 주지만 나머지 15년간은 가구주가 수리보수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태양광 모듈이나 인버터 둘 중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태양광 발전은 되지 않습니다. 모듈이나 인버터가 15년 동안 1번씩 고장이 난다 해도 2번의 수리를 위한 출장비와 수리 자재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1회당 출장비가 5만원이라 하더라도 2번이면 1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 이사시 철거나 재설치를 전문가나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면 그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가구주 개인이 직접 할 수도 있습니다만, 굉장히 위험한데다 이사한 아파트의 구조가 달라 배선을 다시 해야 함으로 그에 맞는 자재(전선 등)도 별도로 사서 직접 배선공사도 직접 해야 합니다. 외부에 있는 모듈을 철거하거나 설치하는 데에는 이에 맞는 장비가 필요하고, 외부에 설치된 모듈에서 내부로 전선을 연결하고 인버터에 다시 체결, 이를 또 실내의 콘센트까지 배선해야 하는데 이를 장비도 없고 자재도 없는 일반 가구주가 할 수 있겠습니까?

2. 260w 태양광 모듈의 20년간 발전량(실제 사용 가능량)

1) 20년간 태양광 모듈 효율 평균 : 90%

태양광 모듈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그 효율이 떨어짐으로 20년 뒤 폐기 시점에 효율이 80%까지 떨어진다고 고려하면 연 평균 효율은 90%.

* 태양광 모듈에 새의 분비물이나 황사, 미세 먼지에 의한 오염이 생겨도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특성상 청소하기 쉽지 않아 모듈 효율은 업체가 보장하는 것보다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 태양광 발전은 일사량에 영향을 받습니다. 서울과 진주의 연간 일사량 평균은 각각 3.28과 3.88로 서울은 진주의 85% 수준 밖에 되지 않아 애초에 서울지역은 태양광 발전을 하기에 부적합한 지역입니다. 아래 링크하는 우리나라 지역별 일사량을 보여주는 <신재생에너지 자원지도>에는 각 지역별 일사량이 나와 있습니다.

http://kredc.kier.re.kr/kierflex/#app=3008&2f69-selectedIndex=0&3d0a-selectedIndex=0

2) 20년간 인버터 효율 평균 : 90%

인버터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이 하락합니다. 10년 수명이 될 때 효율이 80%로 하락하는 것으로 보고, 10년 뒤에 교체해 주는 것으로 할 경우 인버터 연 평균 효율은 90%으로 추정.

3) 태양광 모듈 효율과 인버터 효율을 고려한 태양광 발전 효율 : 81%

태양광 모듈에서 발전된 전력을 모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버터를 통해 직류를 교류로 바꾸면서 Loss가 발생함으로 태양광 모듈의 발전량에 인버터 효율을 곱한 전력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 됩니다.

4) 아파트 베란다 설치시 효율 하락 : 30%

제조사가 표시한 태양광 모듈의 효율은 태양광을 모듈이 가장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될 경우의 효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따라서 경사각은 태양광 모듈(패널)을 지면에서 30~40도, 방향은 정남에서 동으로 10도, 서로 20도 이내로 설치하고, 주변에는 나무나 건물에 의한 그림자가 지지 않는 경우의 효율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할 경우 안전과 아래층 음영 발생 문제 때문에 경사각 70도 정도로 밖에 설치할 수 없습니다. 방향각도 문제가 되는 설치 가구도 있을 것이고 주변 동이나 나무 등의 지형지물에 의해 그림자가 질 경우도 있어 아파트 베란다 설치시에는 최적 환경의 70% 수준 밖에 태양광 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 참고로, 태양광 모듈을 아파트 베란다와 수직(경사각 90도)으로 설치할 경우 최적 환경 설치시의 50% 수준 밖에 발전이 되지 않습니다.

5) 20년간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모듈의 연 평균 효율 : 56.7%

태양광 모듈 연평균 효율(90%) * 인버터 연평균 효율(90%) * 경사각과 방향각 등에 의한 효율 하락(100%-30%=70%) = 56.7%

6) 상기 효율을 감안시 260w 모듈의 실제 20년간 평균 발전 능력 : 147.42w

260w*56.7% = 147.42w

7)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260w 태양광 모듈의 20년간 실제 발전 가능량 : 3,444kwh (172.187kwh/년)

260w*56.7%*3.2h/d*365d/y*20y = 3,443,731w(3,444kwh)

3. 태양광 모듈이 발전한 전력량 중에 모듈 설치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

태양광 발전량이 연간 172.187kwh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 전량을 모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가구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아파트 거치형 태양광 발전은 실시간 발전-실시간 사용 되는 시스템이라 실시간 사용되지 않은 잉여전력은 계량기로 역전송 되어 상계되지 않고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가정의 경우 태양광 발전이 일어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만 돌아갈 뿐 다른 가전기기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요즈음 전기밭솥도 보온을 하지 않고 밥을 따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여 식사시에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경우가 많아 낮에 전기밭솥이 가동되는 경우가 많이 줄었습니다.

헤어드라이기, 전자렌지, 보일러 온수, 세탁기, 청소기, 전등, 컴퓨터, TV, 휴대폰 충전 등은 대부분 아침, 저녁에 사용되어 낮 시간 동안의 전력 사용은 상대적으로 훨씬 적습니다.

900리터 양문형 냉장고의 월 전력사용량은 33kwh로 일 사용량은 1.1,kwh 이고, 평균 사용 전력은 45.83w입니다. 김치 냉장고도 월 17kwh, 일 0.567kwh, 평균 사용 전력은 23.61w 정도입니다. 냉장고든 김치 냉장고든 낮 시간 동안에는 문을 여닫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을 하는 낮 시간대의 사용 전력은 일간 평균 사용 전력에 비해 적을 것입니다.

그런데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가 전력을 사용하는 때는 압축기(콤퓨레샤)가 가동될 때이고 압축기가 가동되지 않을 때는 전력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압축기는 냉장고 내부 온도가 설정 온도보다 올라가 낮출 필요가 있을 때 가동되고 설정 온도 이하가 되면 가동을 멈춥니다. 이렇게 1시간 동안 3~4번의 on/off가 일어나며 주기적으로 전력을 썼다 안썼다 하는 것이죠.

15분간은 압축기(콤퓨레샤)가 돌아가 90w의 전력을 썼다가 15분간은 압축기가 돌아가지 않아 전력을 5w만 사용하는 일이 반복되어 평균 45.83w를 쓰지만 사실은 90w-5w-90w-5w.....로 사용하게 되지요.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으면 압축기가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것이구요. 따라서 압축기가 돌아가지 않을 때는 태양광 모듈이 147.72w의 전력을 생산해도 이 중에 5w만 쓰고 나머지 142.72w는 그냥 버려지게 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태양광이 발전한 전력의 약 30~60%는 사용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900리터 양문형 냉장고만 낮에 돌아가는 경우 약 60%,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둘 다 사용할 경우는 40%, 냉장고+김치냉장고+6인용 전기밭솥을 보온할 경우는 30%는 사용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260w 태양광 모듈을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하여 연간 172.187kwh의 전기를 생산 공급해도 68.875kwh~120.531kwh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아무 소용이 없게 됩니다.

260w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가구가 20년간 태양광 발전으로 이득을 보는 전력량은 1,376kwh~2,411kwh(연 평균 68.8kwh~120.55kwh, 월 평균 5.73kwh~10.05kwh) 밖에 되지 않고, 실제 국가경제에 공헌하는 전력량도 이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서울시(태양광 지원센터)가 공언하는 월 25.32kwh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4.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가구는 이익이 될까?

1항에서 살폈듯이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태양광 발전을 하는 가구가 20년간 투자하는 비용은 서울시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364,000원 혹은 464,000원)을 빼고 자가 부담액은 470,000원~570,000원입니다.

그런데 3항에서 보듯이 20년간 사용하는 전력량은 1,376~2,411kwh로 이를 누진제 2단계 구간의 전기요금 187.9원/kwh를 적용하면 금액으로 258,550원~453,027원(연 평균 12,927원~22,651원, 월 평균 1,077원~1,887원)입니다.

따라서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 가구는 20년간 이익은커녕 오히려 16,973원~311,450원의 손실이 납니다.

* 정확하게 계산하려면 투자 시점(비용 지출 시점)이나 전기요금 절감 시점을 고려하여 각 비용과 요금 절감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하고, 비용의 이자도 포함해서 경제성을 산출해야 하지만, 현재가치로 환산하지 않고 이렇게 단순 계산해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 도심의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모듈 발전 사업은 미친 짓

이번에는 서울시와 지자체가 지원한 금액을 포함한 총투자비를 기준으로 경제성을 따져 볼까요?

20년간 총 투자비는 934,000원이고 태양광 발전 전력 이용량은 1,376~2,411kwh으로 kwh당 발전원가가 387원~679원이 됩니다. 원전의 발전원가가 60원, 임야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원가가 150원 수준입니다. 원전의 6.5~11배 비싸게 나오고, 임야 태양광 발전보다 2.6~4.5배가 비싸게 나옵니다. 태양광 패널 폐기량도 일반 임야 태양광보다 2.6~4.5배가 더 나와 오히려 환경오염을 더 유발합니다.

도심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태양광 발전은 경제성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설치하는 가구는 태양광 패널이 베란다 전망을 가리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260w 태양광 모듈 크기는 '1650*991*35mm', 무게 ‘18kg'입니다. 2장을 설치하면 가로 3.3m, 높이 약 80cm 정도는 베란다를 가리게 됩니다.

외부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로부터 실내까지 배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베란다과 실내벽에 구멍을 뚫어야 하고, 콘센트까지 연결해야 하느네다, 인버터도 실내에 들여놓아야 함으로 공간을 점유하게 됩니다. 오래된 아파트라 에어콘 실외기가 베란다 외부에 설치된 경우는 이미 에어콘 실외기 설치시 뚫여진 구멍을 이용하면 되겠지만, 10~15년이 안 된 아파트들은 실외기가 베란다 내부에 설치되어 있어 별도의 구멍을 뚫어야 하고 콘센트까지 배선도 해야 해 미관상 좋지 않습니다.

태풍이나 돌풍에 의한 파손 우려 뿐 아니라 파손 후 2차 피해가 더 걱정될 수 있습니다. 중량이 18kg에 유리 성질의 모듈이 고공에서 깨져 떨어지면 물적 피해 뿐아니라 인명 피해가 어느 정도 될지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윗층에서 경량의 낙하물이 떨어져 태양광 모듈에 손상을 입히거나, 그로 인해 손상된 모듈이 아래로 떨어져 2차 피해를 입힐 경우 그 피해 보상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할지를 놓고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파트 유리 청소나 도색시의 작업자 안전도 위협하고, 그 비용도 종전보다 올라가게 되어 설치가구와 비설치가구 간에 갈등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성도 바닥이고 환경 차원에서도 득이 되는 것이 없고 외부적 부작용만 생길 아파트 베란다 거치형 발전사업을 서울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행하는 것은 아무리 보아도 미친 짓인 것 같습니다.

이런 사업에 앞으로 수천억을 쏟아 붓겠다는 박원순과 서울시는 정신이 있는 것일까요?

길벗(서울대 트루스포럼)

* 서울시 ‘태양광 지원센터“ 홈피

https://www.sunnyseoul.com/user/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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