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교황의 평화 특사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6일(현지시각) 키이우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교황 평화 특사에 휴전이 평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린스키 대통령과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키이우에서 만나 회담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국가 원수(젤렌스키 대통령)는 휴전과 분쟁의 동결이 평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면서 "또한 분쟁을 끝내기 위한 어떠한 협상도 우크라이나의 조건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주피 추기경에게 러시아의 고립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만이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주피 추기경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평화 중재를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평화 특사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피 추기경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평화 임무를 맡아달라 요청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피 추기경은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키이우를 찾았다. 그는 첫날엔 키이우 인근 부차를 찾았다. 부차는 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은 일정 마지막 날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두 사람이 "우크라이나와 교황청 간의 인도주의적 교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를 석방하고 러시아로 추방된 어린이를 돌려받는 데 교황청이 효과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은 5일 "주피 추기경이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의견을 심도 있게 들을 것"이라 밝혔지만, 주피 추기경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주피 추기경은 추후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러시아 관영매체 스푸트니크통신은 이날 주피 추기경이 바티칸으로 돌아가 의제를 설정한 뒤 러시아를 찾을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주피 추기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교구장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주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어 교황이 될 유력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90년대 과테말라와 모잠비크의 내전을 끝낸 평화 협정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 영향을 미쳤고, 2000년에는 부룬디에서 휴전 협상 위원회를 이끌기도 할 만큼 외교적인 업적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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