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 국회에서 당·정·대통령실의 노동개혁특위 확대회의가 열린 다음날인 1일, 한겨레신문은 ‘[단독] 지지부진 윤석열표 노동개혁, 김문수 교체 카드 나왔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날 회의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김형동 의원등이 참석했다.

한겨레신문은 회의 참석자의 전언(傳言)이라며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반노동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교체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김문수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업) 소유권을 침해하면 공산주의자”라고 하거나, 파업 중인 노동자를 “사회주의자”로 매도했다. 또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는 “민주노총의 기획총파업”이라고 하는 등 반노동적, 극우적 인식을 드러냈다.“면서 ”정부·여당 내부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위해 노동계가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교체할 필요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신문과 방송들은 즉각 한겨레의 이같은 보도를 뒤따랐다

당초 해당 보도의 소스, 발설자 중 한명으로 지목된 김형동 의원은 2일 한 라디오방송의 시사보도 프로에 나와 31일 회의에서 그런 논의자체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며 한겨레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경사노위가 제대로 작동해야 되는데 전체적으로 경사노위라 하면 사용자, 경영자, 그다음에 노동자 측도 들어와야 되는데 이유를 불문하고 현 상태를 보면 노동자 측이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아니면 상급단체가 없는 조직이든 노동계의 참여가 사실상 저조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경사노위가 제 기능을 하려면 노동자 측이 많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경사노위가 적극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되는 그런 상황은 분명합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김문수 위원장 및 경사노위쪽에서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처음듣는 이야기“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반응과 함께 ”그날 회의에서는 김문수 위원장의 김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한겨레의 이날 보도는 김형동 의원 등 회의 참석자 중 한명이 회의에 없었던 개인 의견을 한겨레 기자에게 전함으로써 비롯된 것으로 파악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을 발탁한 것은 3대 국정개혁 과제 중 하나인 노동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사법당국에 의한 건축현장 폭력수사, 민노총 침투 간첩단 검거 등으로 궁지에 몰린 민노총은 최근 불법집회에 폭력사태로 저항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의 이번 보도는 노동개혁에 맞서는 민노총의 불법 장외집회와 폭력사태라는 본질을 김문수 위원장의 경사노위가 제대로 된 중재를 못했기 때문으로 호도하고, 이를위해 여당 의원을 끌어들인 전형적인 왜곡기사다.

문제는 한겨레의 이같은 왜곡보도에 빌미를 제공한 여당 국회의원이다. 현재 국민의힘에는 임이자 박대수 김형동 의원등 한국노총 고위 간부를 지낸 지역구 및 비례대표 의원들이 환경노동위 소속으로 활동중이다.

하지만 지난 1월 윤석열 정부와의 강력한 투쟁을 공약한 ‘강경파’,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이 재선(再選)하는 과정에서 이들 한노총 출신 여당 의원들과의 관계가 극도로 틀어졌다.

김동명 위원장에 대한 한노총 출신 여당 의원들의 반감은 ”그나마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노총은 포용하고 대화를 해야한다“는 김문수 위원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정식 노동부장관이 지난달 26일 김문수 김동명 위원장이 모두 참석키로 한 노사정위 간담회를 약속해놓고 무산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한다.

노동계 출신 여당 의원들의 ‘이상기류’는 다음 총선 공천문제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임이자 김형동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 문경, 안동 예천 두 곳 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법조인들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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