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직분은 통치가 아니라 국가관리라고 한다. 국가관리는 국무총리, 각부 장관,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참모로서 대통령을 돕는다. 그런데 이들 중 대통령에게 직언하는 참모가 없는 것 같다.

조선왕조 임금 중 정조에게는 정약용이 있었고 세종에게는 집현전 학자들이 있었다. 모두 임금에게 직언으로 국가관리를 도왔던 신하들이다. 그래서 두 임금은 대왕이라는 존칭을 얻게 된 것이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도 선정을 베풀었던 군주에게는 직언하는 충신이 있었다. 제환공에게는 관중이 있었고, 당 태종은 위징, 유현덕에게는 제갈공명이 있었다.

어느 날 당 태종은 공개석상에서 직간하는 위징 때문에 겪은 수모를 참지 못하고 위징을 죽이려 했다. 이 눈치를 알아챈 장손황후는 황비의 옷 을 벗고 신하의 복장으로 당 태종을 찾아갔다. 당 태종은 깜짝 놀랐다. 

장손황후는 “임금이 명군일 때 신하는 직간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의 이치입니다. 위징을 죽인다면 제왕은 스스로 영민함을 부정하는 경우가 됩니다”라고 하자 당 태종은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한 자신의 옹졸함을 깨닫고 그 후부터 위징의 직언을 받아들여 선군(善君)이 되었다고 한다.
(김유혁 제왕학 4권) 

특히 장손황후는 영부인 육영수 여사처럼 당태종이 선정을 베풀도록 그림자 없이 내조한 현모양처로 유명하다. 대통령 부인의 언행이 국가 경영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입증하고 있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지구 한쪽에서는 전장으로 떠나는 아빠에게 “아빠 꼭 돌아와”하는 아이들의 애절한 이별의 모습이 보도되는데, 최근 대통령 부부의 TV 동물농장 출연은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대통령에게 바른말 하는 참모가 보이지 않는다면 모두 대통령의 책임으로 봐야 한다. 
지금 정치는 모든 것이 대통령실에서 결정되는 것 같다.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각부서가 좇는 모습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결과보다 과정에 소홀한 점이 있어 비난받는다면 이것은 대통령실의 몫이다.  

중국의 제환공을 명군으로 만든 관중의 삼귀(三貴) 관자전서(管子全書)에 의하면 임금이 지녀야 할 3가지 덕목이 있다. 눈은 높고 멀리 봐야 하며(長目) 귀는 백성의 바닥 여론까지 살펴야 하고(飛耳) 생각과 언행은 반드시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대통령의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있다. 5.18정신을 헌법정신이라는 대통령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당시 자칭 시민군이 무기고 40여 곳을 동시에 탈취하여 시위진압 군인에게 총격을 가했고, 사상범이 많은 교도소를 습격했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국민 여론이 있다는 점을 대통령은 알았으면 한다.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의 주장도 징계받을만한 사유가 되는지 혼란스럽다. 국민의 힘과 대통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궁금하다. 

지금 후쿠시마 핵물질 방출 허용 여부는 온 국민의 관심사다. 광우병 난동은 조작된 것이지만 후쿠시마 핵물질 방출은 다르다. 모든 관계학자들은 모두 입 닫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을 전공한 일부 교수가 우려하고 있다. 그 주장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국의 외교는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전쟁이나 환란을 겪은 것은 역사가 입증하지 않았는가. 왠지 걱정스럽다.

끝으로 관중의 삼귀 중 “임금의 생각과 언행은 반드시 정직해야 한다”는 대목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김풍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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