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여행수지 적자 32억 달러 
1분기 해외관광객 1100% 증가
일본인 1명 한국 올때, 
한국인은 6명이 일본행
경기 회복시기 더 늦출수도

어린이날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5월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붐비고 있다.[연합]

정부가 내수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코로나19 기간 닫혔던 국경 문이 열리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수입은 30억8천600만달러, 여행지급은 63억2100만달러로 여행수지 적자액은 32억3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런 적자 규모는 2019년 3분기 32억8000만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큰 것이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8년 1분기(-53억14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여행수지는 한국인 여행객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들어와서 쓰는 돈의 차이다. 따라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진다는 의미는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보다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71만여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해외 여행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올 1분기 해외로 떠난 한국인은 498만명에 이르러 방한 관광객수의 약 3배에 달했다.  전년 동기(41만명) 대비로는 1천100%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여행 수요와 엔데믹, 엔화 약세 등이 맞물리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 대폭 늘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1~4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673만95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배로 늘었으며 그 중 한국인은 206만77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25배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35만3611명으로 전체 방한 관광객의 20.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수치로 단순 계산해 보아도 같은 기간 일본인 1명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인 6명이 일본으로 나간 셈이다.

문제는 수출 부진으로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시점인 만큼 경상수지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폭마저 늘어날 경우 경기회복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로,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1분기(-12억9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경상수지 개선, 서비스 수지도 중요하다'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내국인의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한 영향으로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의 적자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