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를 계기로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일본, 중국간 통상장관 회담. [사진=연합뉴스]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일본의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회담을 갖고 일본의 대중국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조치 강행 및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의 대중국 공세 등에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가 사용하는 '엄정한 교섭'이란 단어는 공식적인 항의를 의미한다.

왕 상무부장은 "일본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와 업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고집함으로써 국제 경제·무역 규칙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산업 발전의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어 일본이 '잘못된 행동'을 시정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효과적으로 수호할 것을 촉구했음을 상무부는 알렸다.

왕 상무부장은 이에 더해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 견제 내용이 들어간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두고는 "중국 내정에 간섭한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일본이 중국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건설적인 자세로 양국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중국은 일본과 함께 경제·무역의 핵심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추동하고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다.

지난 26일 한국과의 반도체 관련 논의에서는 한국에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비교적 강경한 태도를 보여,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한일 관계를 흠집내려는 것 아니냔 추측이 나온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23일 첨단 반도체 분야 2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엔 섬세한 회로 패턴을 기판에 기록하는 데 사용되는 노광장비, 세정 및 검사에 사용되는 장치 등이 포함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대중 견제용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중국에서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디커플링 전략에 보조를 맞춘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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