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몰래 특사 방문'과 날마다 바뀌는 해명으로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뒤를 캐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와의 외교 파열음은 현 정권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 정부에서 체결된 양국 군사협력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정권교체 전후로 한국 정부가 UAE 측이 장기 주둔을 희망하던 아크부대 철수를 검토했다는 설도 돈다.

왼쪽부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영무 현 국방부 장관
왼쪽부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송영무 현 국방부 장관

4일 TV조선은 "임종석 실장이 최근 UAE 방문 배경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임태희 전 실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이 전 대통령의 뒤를 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임종석 실장이 UAE를 급거 방문한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 뒷조사를 하다 왕실의 비위를 건드렸다는 의혹이 많았다"며, "이번 UAE 방문이 최소 이명박 정부 시절의 문제 때문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TV조선은 임태희 전 실장이 "'언론에서 보도됐듯이 전 정부의 약점을 캐기 위한 활동은 아니었다', 그런 것"이라고 임종석 실장의 말을 전했다면서, 한 정부 소식통이 "이 전 대통령까지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추가 보도에서 "지난해 9월 UAE는 한국산 무기를 7000억원 사들인다.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에어쇼에서 직접 UAE측에 다연장 로켓 '천무'를 설명한다"며 "불과 두 달 뒤 임 실장이 부랴부랴 UAE에 날아가야 했다. 분위기 반전을 즈음해서 11월 송영무 장관의 UAE 방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송 장관은 11월 UAE 방문에서 아크부대를 격려하고, UAE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력 약정과 양해각서를 이행하려면 국회 동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고 한다. "군사협력과 방산 수출에 대해 긴밀히 얘기하고 왔을 뿐"이라는 게 송 장관의 입장이다.

TV조선은 이와 관련 "사드(THAAD) 논란 때처럼 국내 절차를 내세워 UAE 군사지원 협약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라며 "대선 때 사드 도입의 국회 동의를 주장했던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아크부대 파병도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국회 국방위원이던 2014년 파병 확대에 관한 일정한 제한을 법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TV조선은 "UAE 정부가 우리 아크부대를 위해 300억원을 들여 새 주둔지까지 조성했는데 우리 정부는 파병과 군사 협약의 적절성을 따지며 (탄핵 정국 때) 철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철수 계획이 보고됐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와 국방부는 아크부대 철수를 계획한 적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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