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 끊은 전직 비서실장, 이재명 대표 겨냥 “이젠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죽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섯 번째 사망자 전모(64)씨는 앞선 죽음과는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씨는 9일 오후 6시40분쯤 성남시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선 노트 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전씨가 남긴 유서의 대부분은 가족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심경을 밝히는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다. “직업 공무원으로 시작해서 일 밖에 모르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내용과 더불어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과 사과, 당부가 주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전씨의 유족 중 한명이 10일 한 언론에 유서의 내용중 숨진 전씨가 이재명 대표를 거명하면서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면서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라”는 취지의 내용도 담겨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평범한 직업 공무원으로서 일 밖에 모르며 성실하게 살았던 자신의 삶이 이재명이라는 직업 정치인을 만나 왜곡되고 검찰의 수사를 받는 범법자로 전락한 현실을 비관하는 취지라고 한다. 

성남시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전씨는 2016년 수정구청장, 2017년 행정기획조정실장(3급)을 거쳐 이재명 전 지사의 당선 직후 당선인 비서실장, 도지사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까지 GH(경기주택도시공사)의 경영지원본부장 겸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했다. 이헌욱 전 사장이 이 대표의 대선 캠프로 자리를 옮긴 뒤로는 사장 대리를 맡기도 했다.

전씨는 퇴직 전후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최근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그룹 뇌물수수 혐의 사건 공판에서 2019년 5월 김 전 회장의 모친상에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대신 비서실장 자격으로 조문했던 사람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 숨진 사람은 전씨를 포함 모두 5명이다. 

이 대표 아내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핵심 인물인 배모씨의 지인,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관련 인물인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 등 3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제보자 이모씨도 모텔에서 숨졌는데, 사인은 병사였다.

전씨에 앞선 네명의 사망자 중 이재명 대표측 인사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유서등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원망하거나 책임을 따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전씨가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책임추궁성 유서를 남기면서 향후 이재명 대표의 각종 의혹과 주변의 죽음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추궁의 목소리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검찰의 강압수사 때문”이라며 정치적 대응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 숨진 전씨처럼 이 대표 주변 사망자 전원이 검찰에 의해 구속이나 기소 등 사법처리를 받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강압수사 주장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지난달 27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후유증으로 민주당이 내홍을 겪고있는 만큼, 민주당내 비명계 의원들 중심으로 정치를 넘어선 도의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어서 이재명 대표의 정치생명 자체가 기로에 접어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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