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중 여당 대표 박근혜와 마찰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 측근들이 박근혜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명박 청와대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과 김태호 경남지사 등을 ‘박근혜 대항마’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를 일약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탁한 배경이다.

2011년 민주당 다수의 서울시 의회가 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오세훈 시장은 이를 주민투표에 부치는 ‘정치도박’을 했을 때,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었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오 시장에게 “주민투표를 통해 일약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부추겼다.

최근 65세이상 노인 등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가 시행 39년 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철의 막대한 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던지 국가가 적자분을 보전해달라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문제제기를 하자 홍준표 대구시장도 거들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칭송받는 중요한 업적 중에는 오늘날 국민들이 많은 혜택을 보는 건강보험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4대보험 시대를 연 것이다. 한편으로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을 통한 ‘조국 근대화’를 밀어 붙이면서 복지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이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또한 보수정권에 의해 도입됐다.

1980년 대통령 지시로 70세 이상 노인에 지하철·버스 등 50% 할인 혜택을 준 뒤 1981년 6월 노인복지법 제정으로 대상이 65세로 확대됐고 1984년 6월에는 시행령 개정으로 할인율 100%, 무료가 됐다.

현행 노인복지법(제26조)은 65세 이상인 자에 대해 대통령령(시행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수송시설 및 고궁·능원·박물관·공원 등의 공공시설을 무료로 또는 그 이용요금을 할인해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시행령(제19조)에선 철도 중 수도권전철과 도시철도 등은 할인율을 100%로 정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연간적자가 1조6000억원에 달하고, 평균수명 연장과 노인건강 향상으로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자는 주장은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지하철은 한칸에 노인 몇 명이 무료로 승차했다고 해서 비용,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

정부가 지하철이 없는 다른 지역 노인과의 공평성 문제를 이유로 지자체의 적자보전을 못해주겠다는 논리 또한 여간 궁색해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민은 특정 지역 주민이라기 보다 8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대한민국 국민 그 자체라고 봐야하기 때문이다.

2011년 당시 서울시 예산의 1/500도 안되는 무상급식 예산을 못내놓겠다며 주민투표에 부친 오세훈 시장의 도박은 ‘대참사로 귀결됐다.

주민투표는 투표율이 1/3, 즉 33%를 넘기지 못해 자동 부결됐고 오 시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민주당 소속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 내리 3선을 하게됐다.

오세훈 홍준표 시장이 주장하는 무임승차 연령상향은 이같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관련밥안을 추진하더라도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대하고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노인빈곤율 1위 대한민국의 실정을 외면한 야멸차고 무자비한 정권”이라는 딱지를 붙일 것이다.

이렇게되면 지금까지 각종 투표에서 꾸준하게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던 노인들의 표심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OECD 노인빈곤율 1위인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시절 자신의 노후는 대비하지 않고 자식교육. 미래를 위한 투자에 몰빵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의 유별난 교육열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세계 10위 경제대국에 오른 가장 비결이다.

지하철적자 문제를 그저 무임승차 연령을 줄여서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전형적인 공무원식 사고, 단세포 발상이다. 할인율 조정이나 소득계층별 차등적용, 출·퇴근시간대 탄력이용 등 다양한 운용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심각한 지하철노조 문제 등 무엇보다 경영합리화를 모색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오세훈 홍준표 시장 두 사람 다 정치를 할 만큼 한 여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이 줬다가 다시 빼앗아 가는 것”이라는 말을 모를 리가 없는 두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은 분명 그들에게 투표한 시민들이 상상했던 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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